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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비행, 가능할까"… 한 달 새 두 번 여객기 사고에 승객들 취소 버튼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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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명의 사망자가 나온 지난달 29일 '무안 제주항공 참사'에 이어 설 연휴 기간 또 한 번 여객기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엔 다행히 숨지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한 달 새 두 차례나 항공기 사고가 터지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 30분쯤 부산 김해국제공항 계류장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BX391편 여객기에서 불이 났다. 탑승자 176명 전원이 즉각 대피해 경상자 7명을 제외하면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만약 상공이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우리나라는 아니지만 29일(현지시간) 미국에서도 소형 여객기가 군용 헬기와 충돌해 인근 강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이은 항공기 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 사이에선 해외 여행 등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음 달 일본 삿포로 가족 여행을 취소한 서모(59)씨는 "이례적이라 생각했던 여객기 사고가 너무 잦아 우리 가족도 변을 당하지 않을 거란 보장이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서씨는 100만 원 넘는 취소수수료도 기꺼이 감수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두 사고 모두 공교롭게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껴지는 대형항공사로 갈아타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제주도 여행을 준비하던 김모(30)씨는 "안전이나 정비가 좀 더 확실해 보이는 대형항공사로 바꿔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배편 등 다른 교통수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대만 등 동남아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엔 '제주항공에 이어 에어부산 사고까지 터지니 불안해 취소한다' '돈을 더 주고 대형사로 잡겠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직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주요 LCC의 여객 수는 제주항공 참사 발생 일주일 후 약 8.7% 감소했다. 제주항공은 26.8%가 줄어드는 등 여파가 특히 컸다.
비행기 사고의 경우 원인 규명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도 '포비아(공포증)'가 빠르게 번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제주항공 참사의 경우 사고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부산에어 화재는 승객 소유의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이 발화점일 거란 추정이 나오지만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항공 사고는 원인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데 과실을 따질 때 각각의 승객부터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제조사까지 들여다볼 사항이 많아 필연적으로 (조사가) 늦는다"며 "반복되는 사고를 보는 시민들 입장에선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심리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LCC 업계 역시 말은 아끼고 있지만 당혹해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LCC 관계자는 "(기내 화재는) LCC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비상 상황 대응 매뉴얼, 훈련도 국토부 기준에 맞춰 대형사와 동일하게 진행한다"며 "(LCC의 문제라고) 예단하긴 어려운 사안"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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