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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방송 없었다? 에어부산 "안내방송 시행할 시간적 여력 없어"

입력
2025.01.29 15:17
수정
2025.01.29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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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화재 확인 즉시 기장에 상황 보고
탈출 긴박하게 이뤄지며 안내방송 생략
12월에도 에어부산 항공기서 보조배터리 화재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내부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이 비상 탈출한 가운데 29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등 관계자들이 불에 탄 항공기를 살펴보며 조사하고 있다. 28일 밤 항공기 화재 사고 당시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전원 탈출했다. 부산=뉴스1

부산 강서구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내부에서 불이 나 승객과 승무원 등이 비상 탈출한 가운데 29일 항공·철도사고 조사위원회(ARAIB) 등 관계자들이 불에 탄 항공기를 살펴보며 조사하고 있다. 28일 밤 항공기 화재 사고 당시 승객 170명(탑승 정비사 1명 포함)과 승무원 6명은 비상 슬라이드를 통해 전원 탈출했다. 부산=뉴스1

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관련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승객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에어부산 측은 "별도의 안내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뤄진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에어부산은 29일 사고와 관련해 참고 자료를 내고 기내 화재 발생 경위와 조치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에어부산에 따르면 캐빈승무원은 화재를 확인한 즉시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연료 계통을 즉시 차단하고 비상탈출을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탈출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뤄지면서 별도의 안내방송을 시행할 시간적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에어부산은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의거해 신속하게 조치하여 탈출 업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승객이 직접 비상문을 열어서 탈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비상구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탈출 시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받는다"며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만 착석할 수 있다"고 했다. 에어부산은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 및 탈출이 가능하다"며 당시 매뉴얼에 따라 승무원이 비상구 쪽에 있던 승객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2일에도 에어부산 소속 A321 항공기(등록번호 HL8365)에서 보조배터리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은 승무원들이 소화기로 신속하게 진압했고 해당 항공기는 점검 후 약 3시간 40분 지연 출발했다.

이륙 전 안내방송에 "함부로 비상문 열지 마세요"

2023년 5월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비상구가 당시 비상개폐되며 파손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2023년 5월 26일 오후 대구국제공항에 비상착륙한 아시아나 비행기의 비상구가 당시 비상개폐되며 파손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에어부산 화재 사고 직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비상 상황에서 승객들이 임의로 탈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안전요원인 승무원들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 2023년 5월에 승객 194명이 탑승중이던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한 승객이 250m 상공에서 비상문을 열어 8분가량 운항하다 대구공항에 비상 착륙한 일이 있었다.

당시 당정은 '항공기 비상문 안전 강화 대책'의 일부로써 비상문 가까이에 있는 좌석을 소방관이나 경찰관, 군인 등 ‘제복 입은 승객’에게 먼저 배정하는 방안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후 개정된 항공운송 사업자의 항공기 내 보안요원 등 운영지침 개정안에는 항공기 이륙 전 의무적으로 방송해야 하는 기내 안내방송에 함부로 비상문을 열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항공보안법은 항공기 승객이 출입문이나 탈출구, 기기 등을 조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징역 10년까지 처벌한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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