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제주항공 항공기 가동률 9% 낮춘다…저비용 항공사 정비인력 강화

입력
2025.01.23 11:30
구독

일평균 가동 14시간→12.8시간
정비인력 41명 늘려 350명으로
"안전 기준 미달 시 운항증명 정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열린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파손된 로컬라이저 둔덕이 방치돼 있다. 무안=왕태석 선임기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 추모식이 열린 18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파손된 로컬라이저 둔덕이 방치돼 있다. 무안=왕태석 선임기자

제주항공이 항공기 가동률을 9% 낮추고 운항정비 인력을 13% 늘린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계기로 저비용 항공사(LCC) 불신이 커지자 내놓은 대책이다.

국토교통부는 23일 김포국제공항에서 LCC 사장단과 함께 ‘LCC 항공안전 특별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LCC 9곳 최고경영자가 참석했다.

LCC는 최근 수년간 급격하게 몸집을 불렸지만 대형 항공사보다 안전 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격납고를 갖추고 중대한 기체 결함을 수리할 수 있는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이다. LCC는 외주 업체에 기체 보수를 맡기는데, 국내 업체가 부족해 대부분 해외에서 수리하는 실정이다.

LCC들은 이날 안전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항공기 가동률을 낮춰 정비시간을 늘리고 정비사를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모든 엔진 정지 등 비상상황에 대비한 조종사 훈련 강화 방안과 신규 항공기 도입, 정비 설비 및 훈련시설 확대 등 안전 투자 계획도 공유했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가동시간을 일평균 14시간에서 12시간 48분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운항정비 인력도 309명에서 35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국토부도 LCC 안전 규제를 강화한다. 먼저 항공기 가동률을 낮추고 정비인력 확보 여부와 정비 절차 준수를 집중 감독할 예정이다. 신규 항공기 도입 전 검증도 강화한다. 신규 노선 취항 시 실시하는 심사를 강화하고 안전 수준이 기준에 미달하는 항공사에는 운항증명 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내릴 방침이다.

특히 운항정비에 필요한 인력 산출 기준도 개선할 방침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LCC 5곳 중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최소 12명’ 조건을 충족한 항공사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유일했다. 이마저 8년 내내 준수한 것은 아니었다. 국토부는 해당 조건은 권고치이고 정비사 인력을 산정하는 법적 기준은 따로 있다는 입장이었다.

구체적 내용은 국토부가 4월에 발표할 항공안전 혁신대책에 담긴다. 국토부는 LCC 사장단에게 “한국 항공 수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LCC가 수익에만 급급하고 근본적 안전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항공산업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며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고강도 안전 혁신방안을 마련해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김민호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