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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의 강'에 빠진 與 '반이재명'에 막힌 野... 갈 곳 없는 중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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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승부처가 될 중도 민심이 붕 떠있다.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방탄에 올인하다가 12·3 불법계엄 사태에 치를 떠는 중도층과 멀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도층에 넓게 퍼진 '반이재명 정서'에 발목이 잡혔다. 여기에 탄핵 정국에서 과격·폭주 이미지가 부각되며 중도 민심 이반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 지지층은 결집 양상이 뚜렷하다. 1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정당 지지도를 보면 국민의힘 39%, 민주당 36%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1%포인트) 안에 있어 우열을 가릴 수 없지만, 수치상 국민의힘이 앞선 건 지난해 8월 4주차 조사(국민의힘 32%·민주당 31%) 이후 처음이다. 한국갤럽은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에 여당 분당으로 범보수 진영의 위축세가 장기간 지속된 것과 구별된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중도와 무당층에 달렸다. 이들이 외면하면 보수 결집만으로 대선 승리는 어렵다. 중도 민심은 여권에 여전히 냉담한 상태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 응답자 가운데 56%가 '현 정권 교체, 야당 후보 당선'에 손을 들었다. ‘현 정권 유지, 여당 후보 당선’은 31%에 그쳐 격차가 25%포인트에 달했다. 무당층에선 정권 교체가 42%, 정권 유지는 15%로 격차가 더 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헌재 심판에서 윤 대통령 변호인들이 황당한 부정선거론을 반복 주장하는데도 여당이 전혀 선을 긋지 못하고, 대통령을 지키려는 모습이 부각되며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당 지도부는 탄핵심판 이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외연 확장에 무게를 실었다. 야당의 내란 특검법에 맞서 비상계엄 특검법을 발의한 게 대표적이다. 특검에 선을 긋던 이전과는 분명 다르다.
그러자 강경 보수층이 반발하는 딜레마에 처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최형두 의원은 "중도 민심을 얻으려면 특검 반대만 외쳐선 안 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그러자 강경 보수를 대변하는 김민전 의원이 "지금 우리 지지율이 높은 것은 윤 대통령의 영향이며, 중도층은 우리가 뭘해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이 윤 대통령과 단절하고 쇄신 모드로 가야 하는데 친윤석열계가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중도 민심이 민주당의 손을 든 것도 아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은 '탄핵 찬성'에 68%가, '정권 교체'에는 56%가 찬성했다. 하지만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 응답은 이보다 20~30%포인트 낮은 37%에 그쳤다. 중도층 가운데 차기 대통령감으로 이재명 대표를 꼽은 응답은 28%에 머문 반면 '의견 유보' 응답은 44%에 달했다.
그 결과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밀리는 상태다.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응답이 57%로 탄핵 반대(36%)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에 비춰 역설적이다. 민주당이 탄핵 찬성 여론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한국갤럽 조사에서 탄핵 반대 응답자 중 89%가 국민의힘을 지지했지만, 탄핵 찬성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는 61%에 머물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에 대한 거부감은 물론, 민주당이 너무 강성 일변도이고 불안정해서 수권 정당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윤태곤 실장은 "민주당이 안정성과 확장성을 보여줘야 할 때에 '카카오톡 검열' '민주파출소 설치' 논란 등을 자초하며 거꾸로 갔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에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 너무 가혹하거나 과격한 말은 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입단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도 민심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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