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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언론 브리핑 금지" 野 "외환죄 그대로"... '끝장 협상' 나섰지만 더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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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별검사법 표결을 예고한 17일에도 여야는 종일 평행선만 달렸다. 국민의힘은 자체안을 발의해놓고도 끝까지 특검 반대를 외치면서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도 전향적으로 삭제를 검토했던 외환 행위를 고수하는 강경론으로 돌아서며 합의는 더 멀어졌다. 야당이 이날을 끝장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못 박은 가운데 양측은 자정까지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이날 오전까지도 여야는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지조차 못했다. 국민의힘에서 친윤석열계 윤상현 의원을 비롯해 장동혁 유영하 정희용 등 강경파 의원 4명의 반대를 핑계로, 협상의 밑바탕이 될 자체안 발의를 미적거렸기 때문이다. 이에 당초 오전 11시로 예정됐던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도 취소됐다.
겨우 본회의 개의 직전인 오후 1시 30분에서야 가까스로 여야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3자 회동에 나섰지만, 각자의 입장만 확인한 채 30분 만에 돌아섰다. 애초에 양측이 특검법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 자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1차 회동은 탐색전으로 끝났다. 우 의장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밤늦게까지라도 문 걸어 잠그고 합의해야 한다"고 여야를 독촉했다. 이에 여야는 일단 본회의를 열어 특검법을 제외한 비쟁점 안건부터 처리하고, 본회의를 정회한 채로 릴레이 협상에 돌입했다.
머리를 맞댔지만, 진통의 연속이었다. 국민의힘은 재협상을 코앞에 두고 자체 특검법을 발의했다. 그마저도 강경파 4명을 끝내 설득하지 못하면서 104명의 의원만 이름을 올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특검법 발의 직후에도 "우리가 궁여지책으로 어쩔 수 없이 특검법을 발의했다. 기소도 못하는 특검은 누구를 수사한다는 말이냐"면서 특검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야당의 특검을 막아서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특검안을 냈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원하는 특검은 허수아비냐"면서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 오늘 중으로 결판을 내겠다"고 쏘아붙였다.
이후 오후 3시, 5시 30분 두 차례에 걸친 재협상 과정에서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죄'가 다시 쟁점으로 부상했다. 북한의 도발을 유도해 비상계엄을 도모하려 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외환죄는 여당이 극렬하게 반발했던 지점이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여야 합의 처리에 의지를 보이면서 외환죄 삭제를 긍정 검토했으나, 이날 협상에서 돌연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이 특검 불가론으로 강경하게 맞서는 상황에서 야당도 맞불을 놓으며 기싸움에 나선 것이다.
언론에 특검 수사 내용을 밝힐 수 있는 브리핑 조항을 두고도 여야는 세게 맞붙었다. 여당은 특검이 조기 대선 기간과 맞물리는 만큼 언론 브리핑이 진행되면 불법 계엄 사태를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 불가"라고 맞섰다. 특검 수사 결과를 여론전에 활용하려는 야당 역시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특검 수사기간과 인력을 놓고서도 야당은 130일, 155명을, 여당은 110일, 58명을 고집하면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부 진전은 있었다. 특검 후보 추천권에 있어선 여당이 한발 물러섰다. 당초 법원행정처나 대한변호사협회, 교수학회까지 추천권을 나눠 가져야 한다 주장했던 것과 달리, 여당이 이날 발의한 특검법에는 대법원장에게만 추천권을 준 야당안이 그대로 담겼다. 반대로 야당은 수사 대상에서 내란선전·선동죄 혐의를 삭제해달라는 여당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를 내비쳤다.
협상은 밤늦게까지 진척이 없었지만, 막판 합의 가능성은 살아있다. 여야 공히 특검법 대치를 끌고 가는 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특검법 불가를 외치고 있는 여당도 언제까지 반대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윤 대통령의 사법처리와 탄핵 심판 속도가 빨라지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한 상황에서 '특검 반대' 프레임에 발목 잡히는 것도 부담이다. 독주 이미지로 지지율 타격을 입은 민주당 역시 특검법 강행 처리는 피하고 싶은 선택지다. 최상목 권한대행이 거부(재의요구)권에 나설 경우 여당의 이탈표를 장담할 수 없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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