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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일단 미국 돌려세웠지만… 종전 협상 '불안 모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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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일단 미국 돌려세웠지만… 종전 협상 '불안 모드' 여전

입력
2025.03.06 18:31
수정
2025.03.0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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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곧 미국과 종전 관련 실무 회담"
젤렌스키 자세 낮추며 '겨우' 대화 재개
미국에 끌려갈라... 우크라, 유럽과 '밀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의 갈등을 가까스로 봉합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관련 실무회담을 진행하기로 미국과 5일(현지시간) 합의하면서 파국으로 치닫던 양국 관계에 전환점이 마련됐다. 지난달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회담이 파행으로 끝난 후 미국이 무기 및 군사 정보 제공을 중단하며 우크라이나를 위협한 것을 감안하면, 일단 큰 고비는 넘은 셈이다.

그렇다고 우크라이나가 안도할 상황은 결코 아니다. 가뜩이나 협상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을 돌려세우기 위해 자세를 한껏 낮춘 터라, 종전 협상이 미국 뜻대로 흘러갈 가능성은 더 커졌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행정부를 경계하는 유럽과 함께 별도 종전 계획을 마련하고자 협력하고 있다.

미국·우크라, 다음주 종전 실무회담 여나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글을 올려 "마이크 왈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공정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향한 다음 단계를 논의했고, 가까운 시일 내에 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연설에서 "양국은 다가올 회의를 준비하기 시작했고, 다음 주에 첫 번째 결과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무회담 개최 합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전면 중단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 사과를 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됐다"고 몸을 낮췄다.

미국 뉴욕에 있는 폭스뉴스 본사 앞에서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미국 뉴욕에 있는 폭스뉴스 본사 앞에서 우크라이나 지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종전 협상, 결국 미국 뜻대로 되나

그러나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한층 더 불리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지원 중단 결정을 하루빨리 철회시키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요구사항을 더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미국이 위성 정보, 감청 등 군사 정보 공유까지 중단한 것이 우크라이나에는 치명적이었다. 우크라이나가 서방 무기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미국의 정보 제공 없이는 러시아군 주요 시설, 병력 위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없어 전선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러시아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막아내는 것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은 "미국 정보 제공 중단이 장기화되면 우크라이나의 영토 방어 능력에 재앙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군사 지원을 멈추기로 결정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우려했다.

실무회담 핵심인 광물 협정에서도 우크라이나가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개발권을 내주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 보장을 받아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이 협정을 보다 큰 안보와 견고한 안보 보장을 향한 한 걸음으로 본다"고 강조했지만, 미국은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다면 군사적 지원 중단 해제를 검토할 것"(왈츠 보좌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을 강요할 태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일 영국 런던 랭커스터하우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3일 영국 런던 랭커스터하우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


영국·프랑스와 종전 계획 짜는 우크라

수세에 몰린 우크라이나가 의지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버팀목은 유럽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향한 첫 단계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곧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프랑스와 영국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종전 계획을 마련해 미국에 제시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3국 정상이 함께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6일 EU 특별 정상회의에서는 유럽 방위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 계획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진다. '우크라이나에 방공망, 미사일, 드론 등 군사 장비를 긴급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도 의제로 올라와 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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