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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방지' 개헌까지... 국민의힘이 개헌론에 목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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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불법 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된 이후 국민의힘이 개헌 논의에 유독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본래 권력을 쥔 여당은 개헌에 소극적인 편이지만, 대통령 탄핵 국면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분위기가 달라진 겁니다. 당내에선 조기 대선을 거론하며 정치 개혁을 띄우는 목소리가 하나둘씩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왜, 갑자기, 지금 개헌을 꺼내 들었을까요?
겉으로는 12·3 불법 계엄 사태에서 마주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불법 계엄과 윤 대통령 탄핵 사태를 희석시키기 위한 국면 전환용 노림수가 더 짙어 보입니다. '윤석열의 그림자'를 안고 조기 대선을 치르기엔 불리하니, 새로운 어젠다로 대선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나가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일 개헌 띄우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구속된 19일 "현재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어 대부분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불행한 일을 겪게 됐다"며 "개개인보단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제도를 고친 뒤에 다음 대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을 진작부터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설 연휴가 지나면 자체 개헌특위까지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국회 차원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직접 특위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만큼 개헌에 '진심'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겁니다.
정치권의 개헌 방식은 다양하게 거론됩니다. 우선 헌정회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제왕적 대통령 권한 분산 △국회의 민주성 강화를 위한 양원제를 제안했습니다. 당내에서도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로 전환"(이철우 경북지사) "분권형 대통령제와 국회의원 중선거제로의 개헌"(김상욱 의원) 등 백가쟁명식의 개헌 논의가 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당은 당내 특위를 띄우면 중지를 모아가겠다는 계획입니다.
사법리스크에 얽매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개헌론도 불거졌습니다. 3040세대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는 자체 개헌특위를 꾸리고 첫 회의에서 헌법 제84조 개정을 논의했습니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에 '대통령 임기 개시 전 이미 계속 중인 재판에 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자는 제안입니다. 만약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에도 이미 진행 중인 공직선거법 재판 등에 대해선 형사상 불소추특권을 적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실상 '이재명 방지 개헌'으로 해석됩니다.
어떤 방식이 됐든 여당은 개헌론을 꺼내서 손해볼 게 없단 계산입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을 손절하지 않은 국민의힘이 개헌론을 제기해서라도 개혁을 시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차기 대선 시 이재명 대표의 당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 대표가 개헌 논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개혁에 반대하냐"는 공세로 몰고 갈 수 있고, 만약 받아들이면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임기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선 국면에서도 개헌을 화두로 꺼내 이 대표를 압박할 가능성이 큽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유승민 전 의원 등 여권의 잠재적 대선 주자들도 벌써부터 개헌론에 올라탔습니다.
그러나 여야가 대화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국민의힘은 여야정 국정협의체에서 개헌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계엄과 탄핵 책임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물타기 전략'으로 보는 겁니다. 이 대표는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지금은 내란 극복에 집중할 때"라고 개헌 논의에 말을 아꼈습니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재명 한 사람 때문에 못 하는 것"이라며 "막상 집권하면 개헌은 또다시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여야가 지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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