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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달 1일부터 중국에 10% 관세 부과할 듯"... 틱톡 '밀당' 본격화

입력
2025.01.22 19: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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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틱톡 합의 거부하면 적대행위"
관세 폭탄 쥐고 "틱톡 내놔라" 흥정
"반대했던 중국, 매각 협상 길 터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실내 대통령 취임 퍼레이드 행사에 참석해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튿날인 21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를 논의 중"이라며 시행 시기를 '다음 달 1일'로 못 박았다. "틱톡은 지분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라"는 요구 사항도 함께 던졌다. '관세의 무기화'로 실익을 챙기려는 트럼프 2기 '미국우선주의'의 본격화다.

이뿐이 아니다. 멕시코·캐나다·중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관세 폭탄'의 사정권에 들어갔다. 또 미국 기업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 기업 등에 '징벌적 세금'을 부과할 것임을 시사하는 조치도 내놨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시나리오가 점점 구체화하는 가운데, '세금 전쟁'마저 예고된 셈이다.

관세 폭탄 쥐고 "틱톡 내놔라" 압박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의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실내 취임 퍼레이드 행사장 무대에 올라 리듬을 타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의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실내 취임 퍼레이드 행사장 무대에 올라 리듬을 타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이 펜타닐(일명 '좀비 마약')을 멕시코·캐나다에 보낸다는 사실에 근거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점은 아마도 2월 1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후 그는 취임 즉시 △멕시코·캐나다산 상품에 25% 관세 △중국산 상품에 10% 추가 관세를 각각 물리겠다고 예고했는데, 전날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시작은 2월 1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중국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하루 만에 곧바로 '미중 무역 전쟁 불사' 의사를 재확인한 것이다.

다만 트럼프의 시선은 펜타닐만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계 숏폼(단편 동영상) 플랫폼 '틱톡' 운영권 확보에 쏠려 있는 듯하다. 이날 회견에서 그는 틱톡 관련 질문이 나오자 "누군가가 이것(틱톡)을 사서 그 절반을 미국에 주면 우리가 허가해 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합의를 거부하면, 이는 '적대적 행위'가 될 것이다. 확실하게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100% 추가 관세를 물릴 수도 있다"고 으름장도 놨다.

트럼프는 특히 "(테슬라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에게 틱톡 구매 의향이 있다면, 난 열려 있다"고도 밝혔다. 최근 '머스크가 틱톡 지분 인수에 관심이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한 언급이었는데, 사실상 머스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 19일 '틱톡금지법'이 발효됐고 18일 밤늦게 틱톡은 미국 내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트럼프는 취임 직후 틱톡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對)중국 60% 고율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의 대선 공약이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틱톡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보인다"고 짚었다. 트럼프가 한 손에는 고율 관세 폭탄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틱톡을 가리키며 '흥정'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틱톡 매각 반대했던 중국, "시장 원칙 따라 결정"

틱톡 로고와 미국·중국 국기를 혼합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틱톡 로고와 미국·중국 국기를 혼합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공은 중국으로 넘어온 모습이다. 당초 중국은 미국 기업의 틱톡 미국 내 사업권 인수를 반대해 왔다. 그러나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기업 운영·인수는 시장 원칙에 따라 기업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바이트댄스(틱톡 모기업)에 미국 측과 협상할 길을 열어 주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공격 대상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미국의 대유럽 무역 적자를 거론하며 "EU는 아주 나쁘다. 그들은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이며, 그것이 공정성을 찾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FT는 전날 공개된 '미국우선주의 통상 정책 각서' 내용을 분석해 "미국 기업이 차별을 받은 국가 출신으로 미국에 진출해 있는 기업·개인에 대한 세율을 두 배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그 연장선상에서 트럼프는 다국적 기업의 공정 경쟁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도입한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도 탈퇴를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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