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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답보, 비명계 견제에... 이재명 '흑묘백묘' 민생 실용주의 띄운다

입력
2025.01.22 19:30
수정
2025.01.22 20: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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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탈이념, 탈진영 실용주의 전환"'
정책 트레이드마크 지역화폐 재발의
여론조사 검증 특위 두고 당 안팎 우려
비명계 초일회 다음달 정세균 총리 모임
박광온 전 원내대표 개헌 심포지엄도
이 대표 23일 신년 기자회견 안정 메시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스크린을 보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스크린을 보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지지율을 반등시키고자 이재명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화폐를 꺼내들었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도 적극 띄우며 설 민심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비호감도를 극복할 정공법으로 실용주의 노선을 치고 나와 정면 돌파에 나서려는 것이다. '불안한 1등'을 부각하려는 비이재명계 주자들의 견제 움직임도 활발해지면서 민주당의 조기 대선 레이스도 슬슬 불붙는 분위기다.

22일 이 대표의 메시지는 경제 살리기와 한미 동맹 강화 등에 방점이 찍혔다. 강공일변도 정국 운영으로 중도층 민심이 보수로 이반되며 지지율이 하락세가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자, 이들을 안심시킬 정책 이슈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장 지역화폐법을 당론으로 재발의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비 보조금 지원을 의무화하는 내용으로, 침체된 내수시장과 골목상권을 회복하기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문제는 추경을 통해 2조 원에 가까운 보조금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여권이 지역화폐는 현금 살포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반발하고 나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내총생산(GDP) 등을 거론하며 "결국 예상했던 비상계엄 청구서가 우리 국민들 앞에 떨어졌다"며 "지역화폐 예산 확대로 골목경제를 살리고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용주의'도 이 대표의 돌파구다. 이 대표는 당대표 회의실에 새로 설치한 걸개 문구('다시 大한민국')가 윤석열 정부의 슬로건과 겹친다는 이야기에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말이 무슨 죄겠느냐.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흑묘백묘론을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근대사에서 가장 부정의한 전두환도 '정의 사회 구현'을 말했다"며 "이제는 탈이념, 탈진영의 실용주의로 완전하게 전환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지지율 하락에 대응해 여론조사 검증 특위를 만든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왜 저런 기구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중진 의원) 등 비판이 여전하다. 야당의 강공 모드에 대한 자성 없이 지지율 조사만 문제 삼는 것 자체가 여론 검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비명계 주자들이 이 대표의 일극체제에 각을 세우며 공개 쓴소리에 나서는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실비서실장은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나"라고 일갈하며 당 쇄신을 촉구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인 초일회도 다음 달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23일엔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든 정책연구소 ‘일곱번째나라 LAB’은 개헌을 주제로 창립기념 심포지엄을 갖는다. 이 자리에 정 전 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대선 잠룡들이 참석할 예정이다.이재명 견제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다만 이날 진행된 3선 의원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이 대표 이외에 다른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될 현실적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는 흐름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안팎의 위기 속에 이 대표는 23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계엄 사태 이후 국정 안정화 방안을 제시하며 수권 리더의 모습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김정현 기자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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