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퇴임 날 트럼프 환대한 바이든, 면전서 바이든 비난한 트럼프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두 미국 대통령은 끝까지 달랐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떠나는 날 마지막 순간에도 전통을 지키며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환대했지만, 그런 그를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뒤 면전에서 비난했다.
본인 대통령 취임식 날인 20일(현지시간) 아침 당선자 신분으로 ‘대통령의 교회’인 백악관 뒤편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예배한 트럼프 부부는 이날 오전 10시 직전 백악관에 도착했다. 현관에서 대기하던 바이든 전 대통령과 부인 질 여사는 후임 부부가 차에서 내리자 “집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환영했다. 포옹하고 인사를 나눈 두 부부는 기념 촬영을 한 뒤 백악관 안으로 들어가 차를 마시며 담소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마지막 몇 시간 동안에조차 껄끄러운 후임자를 상대로 바이든은 격식을 차렸다”고 전했다.
회동을 마친 두 대통령은 오전 10시 40분쯤 함께 같은 리무진을 타고 취임식장인 연방의회 의사당으로 이동했다. 4년 전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식 때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불참으로 차에 함께 탈 기회도 없었다.
취임식에서는 퇴임하는 대통령이 후임을 축하하는 미국 정치의 전통적 관행이 8년 만에 재연됐다. 바이든 전 대통령 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축하하는 전임자를 코앞에서 거침없이 비판했다. “지금 우리 정부는 국내에서 간단한 위기조차 관리할 수 없으며 동시에 해외에서 일련의 재앙적 사건들에 비틀대고 있다.” 바로 뒤에서 취임사를 듣던 바이든 대통령 표정이 굳어졌다.
이날 취임식에는 조지 W 부시(공화당),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이상 민주당) 등 전직 대통령이 총출동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배우자 미셸 여사는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은 한파 탓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취임식(1985년) 이후 40년 만에 실내에서 진행됐다. 취임식이 열린 로툰다(중앙홀)에는 800석가량이 마련됐고, 의사당 내 노예해방홀(Emancipation Hall)에 1,300석 방문자센터 극장에 500석이 별도로 준비됐다.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거물 정치인도 화면으로 취임식을 참관했다. 반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구글의 순다이 피차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등 거대 기술기업 수장들은 로툰다에서 내각 장관들보다 앞에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을 세 번 했다. 정식 연설을 마친 뒤 ‘노예해방홀’을 방문해 추가 연설을 했다. 실내로 장소가 바뀐 대통령 퍼레이드 행사를 위해 찾은 의사당 인근 ‘캐피털원아레나’에서도 2만 석을 거의 꽉 채운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한 번 더 했다. 정치 보복을 막을 심산으로 가족 등에 대한 임기 막바지 선제 사면을 단행한 바이든 대통령을 거듭 공격했다.
연설 뒤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장 내 책상에 앉아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지자들은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하며 호응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에 사용한 펜 여러 자루를 던져 줬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여전히 리얼리티TV 쇼 진행자 시절 연예인 본능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가 경기장 무대를 가상 백악관 집무실로 썼다는 게 아니라 집무실을 경기장으로 옮기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놀라운 일”이라고 논평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