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트럼프가 최상목 건너뛰면... 신원식-왈츠가 먼저 통화할까

입력
2025.01.20 18:00
6면
구독

대행체제 속 '한미 공식 통화' 채널은
"트럼프 행정부, 한반도 안정 관리 위해 소통 적극 나설 수도"
"비상계엄 특수 사정 고려할 수밖에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 전야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양국 최고위급은 누가 먼저 통화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현지시간) 취임하지만 한국 대통령은 여전히 직무정지 상태다. 트럼프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양국 국가안보실장급의 통화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때도 그랬다. 당시에도 한국은 탄핵 정국이었는데 양국 정상보다 안보 수뇌부 사이 채널이 먼저 가동됐다. 이마저도 불발된다면 한동안 대통령실과 백악관 차원의 소통 자체가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이미 정상 간 통화 외교를 가동했다. 반면 최 권한대행과의 통화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권한대행 체제 특성상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외교 사안에 대해 발언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간 통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는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과 김관진 당시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의 통화에 적극 나섰다. 왈츠 지명자는 14일 미 평화연구소(USIP)에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 중요성을 강조한 인사다. 8년 전 김 실장과 플린 보좌관은 통화에서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와 굳건한 동맹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한 건 취임 9일이 지나서였다.

이번에는 탄핵 정국이 불법계엄과 맞물리면서 상황이 좀 더 복잡해졌다. 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이 정당성을 잃은 시점인 만큼, 미국 입장에서는 그를 보좌해온 참모들과 통화할 필요성이 확연히 줄었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대통령실과 백악관 차원의 소통 가능성을 묻는 본보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신 실장도 본보 문자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한미 외교 소식통은 20일 "2017년과 같은 탄핵 정국이었다면 국가안보보좌관 차원에서의 통화가 추진됐겠지만, 비상계엄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대통령실과 백악관 차원에서의 직접 소통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적절한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과 최 대행 간 통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00년대 들어 한미 정상 간 통화는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늦어도 2주 안에 성사됐다. 2001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취임 4일 만에 김대중 대통령과,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13일 뒤 이명박 대통령과 통화했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황 대행과 통화에 앞서 취임 연설을 통해 북한 문제를 외교사안이 아닌 국방사안으로 분류해 발언할 정도로 한반도 정세에 관심이 많았다.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4일이 지나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로 상견례를 했다.

문재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