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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미국 VS 유럽의 디지털·통신 갈등은 바르셀로나에서 더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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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미국 VS 유럽의 디지털·통신 갈등은 바르셀로나에서 더 깊어졌다

입력
2025.03.10 19: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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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 "규제 최소화" VS 유럽 측 "빅테크 로비"
브렌던 카 FCC 위원장 "EU의 규제, 미국 테크 기업 겨냥"
유럽은 업계인 목소리 빌려 "적절한 규제는 필요"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키노트 중 통신 규제 관련 이벤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바르셀로나=EPA 연합뉴스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5' 키노트 중 통신 규제 관련 이벤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바르셀로나=EPA 연합뉴스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역사상 가장 정치적이었다.

정보통신기술(ICT) 전문매체 라이트리딩

7일(현지시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매체 '라이트리딩'이 올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를 마무리하면서 내놓은 평가 중 하나다.

MWC는 이전에도 거대 기술기업(빅 테크)을 앞세운 미국에 맞서 수익성 부족에 허덕이는 유럽의 통신 사업자들이 불만을 터트리는 무대였지만 올해는 유난스러웠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등장으로 대서양을 사이에 둔 두 주체의 정치적 입장 차이가 벌어지면서 ICT 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날카로워진 탓이다.

포문은 취임 후 첫 해외 나들이를 한 브렌던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열었다. MWC 첫날 통신 규제 정책에 대한 발표에 나서 유럽을 향한 '트럼프의 사자' 역할을 했다. "유럽이 미국 기술 기업을 차별 대우 한다면 트럼프 정부는 미국 기업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카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정조준하며 "표현의 자유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를 댔지만 결국 EU식 디지털법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셈이다. DSA는 유럽에서 서비스 중인 미국 빅 테크를 대상으로 △불법 콘텐츠에 삭제·차단 등으로 적극 대응할 것 △알고리즘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 △맞춤형 광고 수신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이용자에게 줄 것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유럽 쪽은 토마스 레그니에 EU 대변인이 "근거 없는 비판"이라는 입장을 낸 것 말고는 대응이 없었다. 대신 분위기를 뒤집으려 EU식 규제를 옹호하는 인사들을 MWC 곳곳의 연단에 올려 세웠다. 4일 바르셀로나 몬주익에서 열린 '탤런트 아레나'에는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이 나서 "AI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내 빅 테크의 로비가 만연해 있다"며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달려간 빅 테크 수장들을 비판했다. 프랑스의 'AI 국가대표' 격 기업으로 꼽히는 미스트랄AI아르튀르 멘슈 창업자AI기본법 등을 두고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비판의 칼끝을 내려놨다.


"빅 테크, 네트워크에 공동 책임" vs "자체 수익성 찾아야"


유럽의 주요 통신사 경영진인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왼쪽부터) 보다폰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텔 하이드만 오랑주 CEO,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CEO, 마르크 무르트라 텔레포니카 회장 겸 CEO가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25' 현장에서 토론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FP 연합뉴스

유럽의 주요 통신사 경영진인 마르게리타 델라 발레(왼쪽부터) 보다폰 최고경영자(CEO), 크리스텔 하이드만 오랑주 CEO,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CEO, 마르크 무르트라 텔레포니카 회장 겸 CEO가 3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25' 현장에서 토론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FP 연합뉴스


미국 빅 테크와 유럽 통신사 사이의 '망 공정 기여' 논쟁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영국 기반의 통신사 보다폰은 MWC 개막 직전 '책임 있는 망 이용을 위한 체제' 보고서를 내고 유럽 통신망이 낙후한 건 주로 미국 빅 테크에 해당하는 콘텐츠제공자(CP)들이 네트워크라는 제한된 자원을 과다 사용한 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트워크망의 개선에 투자할 재원을 마련하려면 빅 테크도 비용을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3일 MWC 현장에서 열린 이 주제 토론에서도 유럽과 미국 양측의 논쟁이 벌어졌다. 벤 레슈너 보다폰그룹 공공정책 총괄은 "네트워크가 무한한 자원처럼 취급되면서 엄청난 트래픽 증가로 이어졌다"고 지적하며 빅 테크가 망 유지에 대한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FCC의 정책 고문 샤히드 아메드 NTT 데이터 부사장은 "통신사가 빅 테크를 비난하기보다 클라우드, AI 등 내부에서 수익성을 마련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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