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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웨어러블 카메라로 세계 1위 노리는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

입력
2025.02.26 05:30
18면
2 0

개인정보보호 위해 AI가 알아서 사람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
미국에 치안용 보디캠 등인정보보호 위해 AI가 알아서 사람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
미국에 치안용 보디캠 등 수출하며 시장 확대

최근 곳곳에서 착용형(웨어러블) 카메라 도입이 늘고 있다. 몸에 부착하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인 웨어러블 카메라는 공장이나 공사장 등에서 이상 유무를 확인하거나 시비가 붙을 수 있는 민원 현장, 야외 활동 시 사실을 기록하는 블랙박스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촬영한 영상에 원치 않는 사람의 얼굴이 들어가면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골치 아프다.

2016년 설립된 신생기업(스타트업) 링크플로우는 이 문제를 인공지능(AI)으로 해결했다. 이 업체는 영상에서 제외해야 할 사람의 얼굴을 자동으로 가려주는 똑똑한 AI 웨어러블 카메라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덕분에 이 업체는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미국 소비자가전쇼(CES)에서 3년 연속 혁신상을 받았다.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김용국(51) 링크플로우 대표를 만나 AI 웨어러블 카메라의 신세계를 들여다봤다.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이 결합된 웨어러블 카메라를 소개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서울 세종로 한국일보사에서 인터뷰를 하며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이 결합된 웨어러블 카메라를 소개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AI가 알아서 모자이크 처리...미국 경찰도 사용

이 업체가 내놓은 AI 웨어러블 카메라는 AI 기능을 수행하는 신경망 반도체(NPU)가 들어 있다. 이를 통해 AI가 사람이 놓칠 수 있는 미세한 이상까지 감지해 알려주고 영상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자동으로 가려주는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 모자이크 처리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중요하다. "카메라의 비식별 기능을 켜놓으면 영상 속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 처리해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만든 기능인데 외산 제품들은 이 기능이 없어요. 따라서 외산 카메라는 촬영 후 영상을 일일이 사람이 몇 시간씩 편집해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 돼요."

제품은 크게 3가지다. 목에 걸 수 있는 '피트360' 카메라는 3개의 전후방카메라가 달려 있어 360도 촬영이 가능하다. "목걸이형 카메라 가운데 360도 촬영이 되는 제품은 세계에서 유일해요. 폐쇄회로(CC)TV로는 불가능한 음성 녹음까지 되죠."

학교 폭력과 등하교 안전을 우려한 학부모나 밤길을 걱정하는 여성들도 피트 시리즈를 많이 찾는다. "TV 시사프로그램에서 부산의 돌려차기 피해 여성이 피트 시리즈를 들고나온 것을 봤어요. 그만큼 일반인 사용이 늘었어요."

360도 촬영이 가능한 또 다른 웨어러블 카메라 '넥스' 시리즈는 미국 경찰이 몸에 부착하는 보디캠으로 많이 사용한다. 미국과 영국 경찰은 범죄 현장의 증거 확보를 위해 보디캠 착용이 의무화돼 있다. 그래서 미국과 영국은 보디캠의 최대 시장이다. 특히 미국은 전 세계 보디캠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넥스 시리즈는 무선인터넷(와이파이), 4세대(G)와 5세대 통신기능까지 들어 있어 현장 영상 및 음성을 실시간으로 관제센터에 전송한다. "미국에서는 범죄자들이 경찰관의 보디캠부터 훼손해 실시간 영상 전송이 중요해요. 이 기능을 이용하면 국내 건설사에서 해외 건설현장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죠."

등산, 달리기, 자전거 등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개인용 블랙박스 '링크플로우 볼드'도 지난해 말 내놓았다. 카메라 2대를 연동할 수 있어 앞뒤로 달면 스마트폰에서 전면과 후면 영상을 볼 수 있다. "자전거나 오토바이용 블랙박스로 많이 사용해요. 초고화질(UHD) 영상을 8시간까지 찍을 수 있어 2시간 30분밖에 촬영하지 못하는 타사 제품보다 경쟁력 있죠."

작업자가 360도 촬영이 가능한 '넥스' 웨어러블 카메라를 목에 착용한 채 일을 하고 있다. 링크플로우 제공

작업자가 360도 촬영이 가능한 '넥스' 웨어러블 카메라를 목에 착용한 채 일을 하고 있다. 링크플로우 제공


국내외 50개 특허 보유

김 대표는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국내외 관련 특허만 50개를 갖고 있을 정도로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온디바이스 AI'라고 부르는 AI도 자체 개발했다. 기기는 해외로 정보 유출 등 보안 우려를 없애기 위해 비용이 저렴한 중국업체 대신 국내업체에서 위탁생산한다.

특히 그는 수요가 많은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집중한다. 지난해 개정된 개인정보보호법도 B2B 시장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그동안 보안용 카메라 시장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촬영 대상에게 사전 동의를 구하도록 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사후 동의로 바뀌었다. "법에서 사전 동의를 고집하면 주변 상황을 카메라로 인식하는 자율주행차는 아예 다닐 수 없고 자동차 블랙박스와 드론, CCTV도 사용하지 못해요. 이런 문제 때문에 사후 동의로 바뀌었죠. 덕분에 경찰청이 보디캠 단체 도입 계획을 발표했어요. 그동안 경찰은 개인이 구입해 사용해 활성화되지 못했죠."

매출은 지난해의 경우 40억 원으로 예상하며 올해 100억 원을 목표로 한다. 흑자 전환도 올해 목표다. 투자는 지금까지 340억 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롯데, KT를 비롯해 세계적인 카메라 업체에서 전략적 투자를 받았어요."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영상의 모자이크 처리를 AI로 알아서 해주는 보디캠 'P' 시리즈를 착용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김용국 링크플로우 대표가 영상의 모자이크 처리를 AI로 알아서 해주는 보디캠 'P' 시리즈를 착용하고 있다. 류기찬 인턴기자


카메라 업체 전멸한 국가 자존심 다시 세울 것

경북대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김 대표는 졸업 후 2003년부터 16년간 삼성전자에서 일했다. 삼성 근무는 그에게 창업의 계기가 됐다. "삼성에서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가 2015년 삼성개발자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360도 웨어러블 카메라 개발 계획을 발표해 상을 받았어요. 이 계획으로 사내 벤처 육성프로그램인 C랩에 선정됐죠. 회사에서 제 아이디어를 제품화할 생각이 없길래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게 됐죠."

올해 계획은 증시 상장과 해외 시장 개척이다. "국내 시장은 너무 작아서 무조건 해외로 가야 해요. 그러려면 증시에 상장해야죠. 비상장 기업은 은행 대출 받기도 힘들고 수출에 필요한 신용장 개설도 어려워요. 올해 상장 예정입니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전 세계 웨어러블 카메라 시장에서 1위 업체가 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카메라 업체가 전멸한 국가의 자존심을 되살리는 꿈을 갖고 있다. "해외는 기술 수준이 높은 것이 아니라 시장이 클 뿐이에요. 전 세계 웨어러블 카메라 시장 규모가 10조 원이죠. 미국 유럽 일본으로 수출을 확대해 우리 기술로 세계 1위가 되고 싶어요."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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