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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인수' 미일 온도 차… 트럼프 "주식 과반 불가" 쐐기에 이시바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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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인수' 미일 온도 차… 트럼프 "주식 과반 불가" 쐐기에 이시바 '당혹'

입력
2025.02.10 20: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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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어디까지 인수인지 정리"
트럼프는 "일본제철, 투자만 가능"
일본제철, 트럼프 의중 파악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에 탑승해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 원)에 탑승해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뉴스

미국과 일본이 첫 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룬,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추진 건과 관련해 또다시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인수 대신 투자'라는 해법에 동의했지만, 그 의미를 두고 각자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탓이다. 일본은 '투자'를 사실상 인수에 가까운 지분 확대로 받아들이는 반면, 미국은 말 그대로 '투자는 투자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9일(미국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슈퍼볼) 관람차 루이지애나주(州)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누구도 US스틸 지분의 과반을 소유할 수 없다"며 "일본제철이 할 수 있는 건 투자뿐"이라고 말했다. 대선 때부터 주창했던 'US스틸은 미국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없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앞서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150억 달러(약 21조7,0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고 US스틸 주주들도 찬성했으나, 전미철강노조(USW)의 거센 반발에 결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인수 불허를 발표했다. 이에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US스틸 인수 문제는 양국 간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가 "인수가 아닌 대규모 투자 방안에 합의"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는 듯했다.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이시바 총리 제안에 새 해법을 찾았다"고 보도하며 "이번 정상회담의 최대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도 전날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제철이 내놓을 인수 계획 수정안에는) 어디까지 인수이고 어디까지 투자인지 법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일본제철은 자선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기에 이익을 고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가 아닌 투자'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인수에 가까운 투자'라고 해석할 여지를 남긴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생각이 달랐다.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면서 "(US스틸) 인수는 안 된다"고 매각 불허 방침을 재확인했다. 또 "관세는 US스틸을 성공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제철의 투자 약속을 고관세 정책의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한 일본 남성이 지난해 12월 19일 도쿄 시내 일본제철 사옥 앞에 설치된 로고가 적힌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한 일본 남성이 지난해 12월 19일 도쿄 시내 일본제철 사옥 앞에 설치된 로고가 적힌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직격탄을 맞은 일본제철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제철 간부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발언 내용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NHK방송은 "일본제철은 완전한 자회사 형태가 아닐 경우 보안을 요구하는 기술 제공은 어렵다고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한 뒤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트럼프 대통령 발언으로) 일본제철은 인수 계획 수정 압박을 받게 됐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는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단순한 매수로 보지 않고 대담한 투자로 일미(미일)가 서로 윈윈할(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러면서도 "이전과 전혀 다른 대담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추가 대응을 시사했다. 향후 세부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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