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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조 달러 투자, 미국은 동아시아 안보 약속… "미일 새 황금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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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1조 달러 투자, 미국은 동아시아 안보 약속… "미일 새 황금시대"

입력
2025.02.09 16:19
수정
2025.02.09 18: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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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이시바, 첫 미일 정상회담>
미국은 힘으로, 일본은 돈으로 협력
트럼프 "일본 방어에 억지력 총동원"
이시바 "日방위비 2027년까지 2배"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첫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선언했다. 미국은 일본 및 동아시아 지역 안보 강화에 총력을 쏟고, 일본은 미국에 1조 달러(약 1,45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화답한 결과다. 미국은 '힘'으로, 일본은 '돈'으로 상호 협력을 다짐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20일이 지나도록 '한미 정상 외교 공백'을 해소하지 못하는 등 '트럼프 2기 대응'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한국 정부를 둘러싼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황금시대' 미국 요구로 공동 성명 반영

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성명을 통해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기로 결의한다"고 밝혔다. '황금시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미국의 황금시대가 시작됐다"에서 사용했던 표현으로, 이번 공동 성명에도 미국 측이 강하게 요구해 반영됐다. 이시바 총리 역시 이를 의식한 듯, "트럼프 대통령과 새 황금시대를 열고 싶다"며 호응했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 안보에 적극 관여하기로 했다. 공동 성명에는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미일 동맹을 유지하고 억지력을 강화한다'고 명시했다. 기자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억지력을 총동원해 동맹인 일본을 100%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 위해 다자 협력도 활용

미일 정상회담 발표 주요 내용. 그래픽=신동준 기자

미일 정상회담 발표 주요 내용. 그래픽=신동준 기자

특히 '다자간 협력'에 부정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눈에 띈다. 한미일 3국,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등을 통한 안보 협력을 강화한다는 미일 정상 간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아사히는 "(트럼프의 전임자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때와 변함없이 '다자간 안보'와 '미일 동맹 강화'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對)중국 견제도 담았다. 양국 정상은 중국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며, 대만해협 안정과 대만의 국제기구 참여를 지지했다.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일본, 미국에 큰 보따리 안기고 안도

지난해 12월 16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 자택에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기자회견을 하며 웃고 있다. 팜비치=AP 뉴시스

지난해 12월 16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리조트 자택에서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기자회견을 하며 웃고 있다. 팜비치=AP 뉴시스

이시바 총리는 그 대가로 2023년 8,000억 달러(약 1,166조 원) 규모였던 대미 투자액을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일본 완성차 업체 도요타와 트럭 제조업체 이스즈가 각각 미국에 새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확대한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세세한 이야기보다 큰 보따리를 안기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관심사인 방위비 증액도 약속했다. 2027년까지 일본 방위비를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대비 2배 수준으로 올리고, 그 이후에도 추가 증액하기로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NHK방송에 출연해 "(트럼프의 방위비 증액) 요구는 없었고 일본이 판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스스로 내린 결정임을 강조한 것이다. 양국 최대 현안인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문제와 관련해선 "매수가 아닌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새 해법을 모색 중임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의 무리한 요구가 없었다는 점만으로도 성공'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밀월 관계였던 트럼프·아베 신조(전 일본 총리) 시대 이후에도 일미(미일) 관계가 공고하다는 걸 세계에 알렸다"고 자평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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