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소 뒤에도 바뀐 거 없었다... "계엄은 내란 아냐"

변호인단 통해 옥중 메시지
김건희 여사 건강 걱정하기도

12·3 불법계엄으로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후문으로 들어서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 대통령이 설을 하루 앞둔 28일 재차 “이번 계엄은 내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것에 대한 유감 표시는 없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인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늘 구치소에서 대통령을 접견하고 나오는 길”이라며 윤 대통령의 네 번째 옥중 메시지를 전했다.

석 변호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기소된 데 대해 “이번 계엄이 왜 내란이냐,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느냐”고 밝혔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 독재 때문에 나라가 위기에 처한 것으로 대통령으로서 판단해 주권자인 국민에게 이러한 위기 사항을 알리고 호소하고자 헌법상의 권한으로 계엄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헌법에 정한 방법으로 해제를 요구함에 따라서 즉각 해제를 했다. 모든 게 헌법 테두리 내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유혈 사태나 인명 사고가 없었고, 체포 대상 정치인에 대한 체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처음부터 계엄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는 생각은 가진 적도, 해본 적도 없다”고 강변했다. 그는 “계엄을 유지하려면 계엄 상태에서 행정 사법을 어떻게 운영한다는 정치 프로그램(political governing plan)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프로그램을 준비한 적도 없고 실제 없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입법기구를 위한 예산 편성 등을 지시한 ‘최상목 쪽지’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증거로 채택된 걸 감안하면 구체적인 증거조차 부정하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설 명절을 구치소에서 보내는 심정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없었지만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고 석 변호사는 전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고 또 국민들 중에 하루하루가 지내기 어려운 분들이 많은데 추위와 생계에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걱정, 또 꿈을 키워야 하는 청년들 미래 세대들이 현실에 좌절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더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김건희 여사의) 건강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면서 “15일 관저를 떠나온 이후로 얼굴도 한번도 보지 못했고 또 볼 수도 없었는데 건강 상태가 어떤지 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