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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 "영업 방해돼"... 설 인사 나선 국힘 의원들 마주친 차가운 민심

입력
2025.01.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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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당 지지율 상승세에도
비호감도 여전해 시민들 냉대

권성동(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던 중 항의를 받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권성동(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던 중 항의를 받고 자리를 피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설 명절을 맞아 24일 서울역에서 귀성길 인사에 나섰다가 "불편하다"는 야유를 듣고 발길을 돌렸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차가운 민심을 확인한 셈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이날 서울역 대합실을 찾았다. 의원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띠를 옷에 매고 밝은 얼굴로 대합실에 있는 시민들에게 90도로 고개 숙이며 인사했다.

그러나 시민들 반응은 냉랭했다. 의원 일행이 시민들이 모인 곳으로 다가가자 일부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대합실에 있던 누군가가 "국민의힘 해체하라" "불편하게 하지 말고 가세요" "당신들 때문에 설 명절이 편안하지 않아"라고 소리치자, 국민의힘 의원들 표정은 단숨에 어두워졌다. 상인으로 추정되는 한 인물은 "왜 우리 가게 앞에서 난리냐. 영업방해다"라고 따지기도 했다. 결국 귀성길 인사는 20여 분 만에 종료됐다.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권영세(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역에서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8%로 나타나 민주당(40%)과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1주일 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39%로 민주당(36%)보다 높게 나오기도 했다. 한국갤럽 기준 여당 지지율은 지난달 둘째 주 24%를 기록한 뒤 상승하고 있다. 다른 기관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된다. 다만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64%)은 "신뢰한다"는 비율(31%)의 2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돼 비호감 역시 상당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새해 인사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자세를 낮췄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어려운 경제·민생 상황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특히 우리 기업과 국민께서 마음껏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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