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더니]만능 AI 비서는 멀었다…뭔가 어색한 갤S25 속 제미나이

갤럭시 S25 울트라 체험기
구글 제미나이, 빅스비 대신 '갤럭시 AI' 비서로
앱 연동해 복잡한 임무 수행...깔끔 처리는 아직

23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갤럭시 스튜디오’에서 방문객들이 여러 앱을 사용해야 하는 작업도 한 문장의 명령어로 실행할 수 있는 AI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안드로이드 진영 '원 톱'인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은 곧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는 무대다. 2024년의 주역은 화면 검색 기능 '서클 투 서치'였다. 올해는 '제미나이 라이브'가 별도의 인공지능(AI) 비서를 넘어 삼성전자의 모바일 AI 응용 서비스 패키지 '갤럭시 AI'의 주축으로 발돋움했다.

24일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출시를 앞둔 신제품 '갤럭시 S25 울트라'를 체험해 본 결과 전작과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삼성전자의 기존 음성 비서였던 빅스비 대신 제미나이 라이브가 전면에 나온 것이다. 빅스비 자체는 남아 있지만 S25 시리즈부터 제미나이의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기존에 전원을 켜고 끄거나 빅스비를 부르는 데 썼던 측면 아래쪽 버튼을 길게 누르면 제미나이가 곧장 나타나 응답을 기다린다. '서클 투 서치'가 홈 화면을 길게 누르면 등장했던 것과 비슷하다.

AI 앱 연동, 왓츠앱·스포티파이 되는데 카톡·네이버는 아직

갤럭시 S25 울트라에서 동일한 질문을 '빅스비'와 '제미나이 라이브'에 던져 본 결과 화면. 빅스비는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인터넷에서 검색한 내용을 띄우는 반면, 제미나이 라이브는 질문을 제대로 이해해 임무를 수행한다. 화면 캡처

제미나이 라이브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S25와 함께 내세운 '진화한 갤럭시 AI'의 핵심 중 하나다. AI 대중화의 다음 단계로 꼽히는 'AI 에이전트(비서)' 역할을 맡겼기 때문이다. 빅스비가 어렵고 복잡한 질문을 곧바로 인터넷 검색으로 돌려버리는 것과 달리 제미나이는 까다로운 명령을 이해하고 음성 또는 채팅으로 명령을 통해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에 걸친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기본 앱을 비롯해 메신저 '왓츠앱'과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등을 한 번에 통제 가능하다.

다만 모든 AI 챗봇이 그렇듯, 제미나이도 체험 내내 요청 사항을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손흥민의 가장 가까운 경기 일정을 확인해 일정에 등록해 달라"고 하자, '앱 연동' 임무 자체는 수행했지만 한참 뒤인 2월 2일 일정을 집어넣었다. 결국 "그 일정을 지워 달라" "1월 26일에 경기가 있던데 그 내용을 찾아 등록해 달라"는 추가 명령을 내리고서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넓게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만능 AI 비서'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오류를 줄이는 것 외에 연동 앱이 한정된 것도 한계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지도 등 국내 이용자가 많은 앱과는 아직 연결이 안 된다. 구글은 '프로젝트 아스트라'로 불리는 새 AI 비서를 앞으로 갤럭시 S25 등 최신 스마트폰에 업데이트해 성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음악 검색 추가되고 영상 속 음향 편집도 쉬워져

갤럭시 S25 울트라에서 구글의 '서클 투 서치'를 통해 유튜브의 갤럭시 S25 시리즈 홍보 영상 속 음악을 검색한 모습과 그 결과. 화면 캡처

제미나이와 별도로 기존에 있던 '갤럭시 AI' 기능들은 약간 더 쓸 만해졌다. 서클 투 서치엔 음악 검색 기능이 추가됐다. 유튜브로 영상을 재생하거나 허밍으로 대략의 음정을 집어넣으면 음원 정보를 찾아 구글 검색 형태로 보여줬다. 새로 추가된 '오디오 지우개'는 영상에 들어가는 음향을 AI가 분석해 대화 내용·배경 음악·소음 등 여섯 가지 유형으로 알아서 구별해 주는 기능이다. 이 중 소음을 줄이거나 배경 음악의 음량을 키우는 등 편집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통신 3사는 24일 갤럭시 S25 시리즈의 국내 사전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전작 S24와 같은 가격으로 동결되면서 각 사가 내놓는 공시 지원금도 지난해와 비슷한 최대 24만 5,000원(SK텔레콤 월 12만 5,000원 요금제 기준)이 잠정 책정됐다. 삼성전자처럼 통신사들 또한 'AI 마케팅'을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직접 개발한 AI 비서 앱 '익시오'를 안드로이드용 앱으로 공개하기 전에 S25 시리즈에 먼저 담는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오픈AI와 협업해 유료 서비스인 '챗GPT 플러스'를 반값에 쓸 수 있는 쿠폰을 준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