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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번째 헌재 항의 방문 與, '이재명 절친설'로 사법부 흔들기

입력
2025.01.22 17:30
수정
2025.01.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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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 "이재명과 절친, 문형배 제척 사유"
헌재 "명백히 사실에 반해" 강력 반발
사법 불신 조장, 국론 분열 우려도
"집권 여당 재판 독립성 훼손, 위헌적"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등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서부지법 폭력 사태로 법치주의가 뿌리째 위협받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의 '사법부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를 찾아 헌재의 편향성을 문제 삼으며 항의 방문에 나섰다. 지난 6일에 이어 벌써 두번째다. 특히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주관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절친'이라는 확인하기 어려운 주장으로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헌재는 이례적으로 반박 자료를 냈고, 면담 요청도 거절했다.

"이재명과 절친?" 문형배 표적 삼자 헌재 반박

이날 권 원내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 10여 명은 서울 종로 헌법재판소를 찾아가 김정원 사무처장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사전에 협의된 일정이 아닌 일방적 항의 방문이었다. 김 처장이 면담을 거절하자 여당 의원들은 헌재 건물 앞에서 대기하며 규탄을 이어갔다. 권 원내대표는 "헌재가 대통령 탄핵 사건을 매우 성급하게 주 2회씩 변론기일을 잡는 등 빨리 진행하고 있다"며 "당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면담을 요청했는데 전면 거부한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7일에도 국회를 찾은 김 처장을 별도로 호출해 만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취지로 요청해 외압 논란이 일었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문형배 대행을 특정해 공격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그는 "(문 대행이) 평상시 정치평론을 많이 하고, 정부·여당 비판을 많이 했다"며 "편향된 가치관이 작용한다"고 했다. 심지어 "(문 대행은) 이 대표와 친분을 굉장히 과시하고 자랑했다"며 "2020년 이 대표 모친께서 돌아가셨는데 (문 대행이) 상가를 방문한 것을 자랑 삼아 헌재 관계자에게 애기할 정도로 가깝다. 제가 주장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 대행은 탄핵 재판 기피 신청을 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문 대행이 이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을 언급하며 "문 대행이 이 대표 절친이라면 탄핵심판을 다룰 자격이 있겠나"라고 했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협의된 바가 없다며 출입을 제한했다. 뉴스1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2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이들은 탄핵소추된 한덕수 국무총리 심판 사건의 조속한 처리 등을 요구했지만 헌법재판소는 협의된 바가 없다며 출입을 제한했다. 뉴스1


법조계 "재판 독립 침해 위헌행위"

헌재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날 공지를 통해 "문 대행은 이 대표의 모친상에 문상을 한 적이 없고, 조의금을 낸 사실조차 없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은 명백히 사실에 반한다"고 강조했다. 공당 원내대표가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 가짜뉴스로 사법부의 최후의 보루인 헌재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헌재로부터 문전박대당한 여당 의원들은 반발했다. "헌재가 여당의 방문을 원천차단하고 문을 막는 모습 자체가 헌재의 편향성을 보여주는 것"(유상범), "정치 재판을 하니까 (헌재가) 신뢰를 잃었다"(김정재)고 했다.

법치주의를 지켜야 할 보수 여당이 사법시스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재의 신뢰가 무너지면 탄핵심판 결과에 불복하는 극단적 여론이 조성되고 서부지법 폭력사태 같은 반헌법적 테러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인 노희범 변호사는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가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 절차를 진행하는데 여당 원내대표가 헌재 소장의 권위와 신뢰성을 훼손하는 것은 사실상 헌재의 재판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며 "국민들로 하여금 사법의 독립성을 의심하게 하고 심판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으로 매우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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