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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나치 경례, 앙숙 초상화 철거… 논란 낳은 트럼프 취임식 장면들

입력
2025.01.21 16:35
수정
2025.01.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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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경례에 미국 극우 단체 환호
바이든, 트럼프 앙숙 선제 사면도
"미 우경화·정치 보복 흐름" 분석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연설을 하던 도중 독일 나치의 경례 동작과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연설을 하던 도중 독일 나치의 경례 동작과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행사장 안팎에서는 예기치 못한 문제적 장면이 속출했다. 정권 실세로 급부상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청중을 향해 나치 경례 동작을 취해 비난받았고,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 관계인 전직 장성의 초상화를 황급히 치워 '정치 보복'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2기 미국'의 앞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예고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히틀러 옹호 이력 있는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연설을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20일 워싱턴 '캐피털원아레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축하 연설을 마친 뒤 환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워싱턴 '캐피털원 아레나'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 행사에 참석해 축하 연설을 하던 도중 오른손으로 가슴을 친 뒤 손가락을 모은 채 팔을 대각선으로 들어올려 환호하는 청중에게 화답했다. 과거 독일 나치의 경례 방식을 연상시키는 동작이었다. 머스크는 뒤로 돌아 똑같은 제스처를 한 차례 반복한 뒤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을 통해) 안전한 도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가 돌발 행동을 한 의도를 두고 격론이 일었다. 미국 유대계 옹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은 "어색한 몸짓일 뿐"이라며 머스크를 두둔한 반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피해자 지지 단체인 블루카드의 마샤 펄 대표는 "깊이 우려되는 나치 경례"라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도 "머스크는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위한대안'(AfD)을 공개 지지하고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긍정 평가한 이력이 있다"면서 '나치 추종 의혹'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정신 나간 소리"라며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일축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해명과 상관없이 미국 내 친(親)나치 극우 세력은 환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인류 최초 '조만장자'인 머스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알리는 행사장에서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사상을 옹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사회의 우경화 흐름이 더욱 노골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장군 초상화 철거, 전례 없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10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마크 밀리 당시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9년 10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마크 밀리 당시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이날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는 마크 밀리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초상화가 내려져 소란이 일었다. 2023년 퇴역한 밀리 전 의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에 몸담았지만 안보 현안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초상화 철거는 트럼프 대통령 측 지시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앙심을 품고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하자마자 장성들을 위한 '명예의 전당'에서 눈엣가시를 제거해 버린 것이다.

이러한 조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방위로 정치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국방부 청사 건물에서 장군의 초상화가 철거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트럼프의 정치 보복을 우려해) 밀리 전 의장에게 선제적 사면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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