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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대리인단 "계엄 안 했으면 홍콩 꼴, 남미 꼴 났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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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의 2차 변론기일에서 '12·3 불법계엄'이 선포된 배경을 설명하며 "대통령이 문제 삼지 않았다면 (부정선거 등을) 아무도 모르게 넘어갔을 것"이라거나 "(계엄하지 않았으면) 우리가 홍콩 꼴, 남미 꼴이 나지 않았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 진술이 지나치게 길어지면서 이례적으로 재판장이 발언을 끊기도 했다.
헌재는 16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국회 측은 이날 35분간 소추위원, 대리인 순으로 소추사유 요지를 설명하고 쟁점별 위헌·위법성을 설명한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대리인 3명이 돌아가며 2시간여 동안 소추사유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계엄 배경 및 필요성에 대해 "(부정선거 등) 수많은 문제점이 보이는데, 제도권 내에서 법원과 수사기관이 해결하지 못하니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책임을 느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계엄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홍콩 꼴, 남미 꼴이 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포고령 1호를 통해 국회의 정치 활동을 방해하려 했다는 국회 측 주장에 대해선 "계엄 시작을 생중계로 전 세계에 공포한 건, 국회의원들에게 얼른 가서 빨리 계엄 해제를 의결하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도리어 "대통령이 무너져가는 헌법 질서를 수호하려고 최후 수단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는데, 국회 과반수 권력의 방해로 그 책무를 완성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은 특히 비상계엄이 대통령 권한임을 강조하며 "국가 비상사태인지 여부, 비상계엄이 필요한지 여부는 국가원수로서 국내외 정보를 가장 잘 아는 대통령만이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국회와 법원, 헌재는 그걸 심판할 정보와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대리인들의 진술이 길어지자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잠시 휴정한 뒤 "10분 내로 마치라"고 했고, 10분을 넘기자 "중단하겠다.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8차 기일까지 지정하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경 지휘부 5명에 대한 증인신문 일정을 확정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신문 일정은 17일 재판관 평의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일정이 빠듯해 충실한 변론을 하기 어렵다"며 변론기일 일괄지정을 반대했지만, 문 권한대행은 "이미 재판부 평의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국회 회의록 증거채택'과 '수사기록 요청'에 대한 윤 대통령 측 이의신청도 모두 기각했다. 문 권한대행은 "국회 회의는 여야 국회의원 모두의 출석이 공평하게 보장된 공개된 회의장에서 언론 생중계 속에 진행되고, (그 내용을 담은 회의록은) 진술의 임의성, 정확성, 절차적 적법성이 모두 담보된다"며 "피청구인 측이 다투고자 하는 부분이 심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면 해당 진술자에 대한 증인신문으로 방어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정상명 전 검찰총장과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을 비롯해 김홍일·송해은·송진호·이동찬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총 14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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