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체포돼도 묵비권? 대통령이 잡범인가…본인 행동 설명해야"

"기득권 위해 관저 모인 與 의원들 더 나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선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형사들이 올라가고 있다. 뉴스1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를 받더라도 묵비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통령으로서 당당한 태도로 자기 행동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이 일반 잡범인가. 왜 그런 길을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전날 친윤석열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하고 변호인단은 공수처에 가더라도 아마 묵비권을 행사하실 것"이라며 "수사 자체가 제대로 될 수 없다"고 내다봤다.

15일 오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김기현(앞줄 가운데)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의 수사 비협조를 부추기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비난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도 나쁘지만, 지금 한남동 관저에 있는 의원들도 나쁠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해서 지키려고 하는 건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새벽부터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으로 집결해 '인간 띠'를 만들었다.

공수처와 경찰은 이날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새벽부터 작전에 돌입한 결과 관저가 있는 3차 저지선까지 돌파했다. 공수처는 "1차 집행(지난 3일)과 달리 (경호처와) 물리적 충돌이 사실상 없었다"고 밝혔다.

1차 집행 때와의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는 경호처 내부에서 심적 동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윤 의원은 설명했다. 윤 의원은 "표면적으로는 경호처를 강성 지도부가 장악하고 있지만, 수면 아래로는 부장, 과장급이 '우리가 왜 이런 일을 해야 하나'라는 자괴감과 비애감이 든다는 제보가 많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직원들이 '스크럼을 짜지 말자'고 하거나 오늘 휴가를 내는 경우가 있었고,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의 경우 근무 자체를 (관저가 있는) 한남동이 아니라 용산청사에서 했다"고 덧붙였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