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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넘어 디지털 세상에 다가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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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당이나 카페에서 무인 키오스크 결제 기계를 이용하는 일이 흔해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과 대면할 필요 없이 음식을 주문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당황하고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우리 일상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이 밖에도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 기기에 의해 편리하게 변화했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에게는 이런 변화가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기 어려운 노년층은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으면 점차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된다. 이러한 '디지털 소외' 현상은 노년층이 사회와 단절될 위험성을 드러낸다.
올해 초 505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앱) 등 디지털 기기 사용에 관한 설문 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전체 응답자 505명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중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85.7%로 꽤 많은 노인분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었다. 하지만 앱을 스스로 설치하거나 삭제할 수 없는 사람은 63.2%로 다른 사람 도움이 없으면 스마트폰을 원활하게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디지털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노년층은 모바일 표 예매, 인터넷 쇼핑, 키오스크 활용, 행정 서비스 접근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유튜브를 사용하는 노년층이 많아 보이지만, 이는 단순한 사용에 국한된다. 노년층이 디지털 세계에 더 잘 적응하고 소외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노년층이 디지털 기기를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다. 예전에는 새로운 가전제품을 구입하면 사용설명서를 꼼꼼히 읽고 나서야 사용을 시작했다. 기기를 함부로 다루면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다. 반면, 디지털 세대는 어릴 때부터 기기를 자유롭게 다루며 자연스럽게 학습해왔다. 새로운 기기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것은 노년층의 디지털 소외를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또한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 기기가 단순하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돼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는 복잡하고 불필요한 기능이 많아 노인들이 활용하기 어렵다. 작은 글씨와 정밀한 터치 동작을 요구하는 인터페이스는 시력 저하와 운동 능력이 감소한 노년층에게 적합하지 않다. 필수 기능만 담고, 글씨 크기와 아이콘이 크며 직관적으로 디자인된 기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기는 노년층의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기기가 건강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건강 유지와 질병 관리에 민감한 노년층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건강 관련 디지털 기기는 그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예를 들어, 간단히 착용하거나 지니는 것만으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기기는 사용의 복잡함을 줄이는 동시에 노년층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기기에 대한 친숙함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디지털 소외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노년층이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변화해야 한다. 단순하고 실용적인 기기와 프로그램 개발, 그리고 두려움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다면, 노년층은 디지털 세상에서도 활발히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디지털 소외를 넘어 모두가 연결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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