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돌입… "국민께 송구, 국정 안정에 최선"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 국회 가결로
대통령 권한대행 이양… 대국민 담화 발표
국방, 안보, 외교 등 분야별 긴급지시 하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던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마저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그 권한을 이어받게 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첫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혼란 수습에 나섰다. 전 부처와 공직자를 대상으로는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 분야별 긴급지시를 내리고, 첫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기도 했다.

최 권한대행은 27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은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굳건한 안보, 흔들림 없는 경제, 안정된 치안 질서 등 국가 안위와 국민 일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그간 크고 작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면서 "나라가 다시 한번 어려움에 처했지만,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합쳐진다면 지금의 위기도 능히 이겨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공직자들을 향해선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한 치의 소홀함 없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안보 분야와 관련해선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게 전군 경계태세 강화, 모든 위기 상황 즉시 대응 대비 등을 지시했다. 김명수 합참의장과 통화에선 "국내 상황을 안보 취약시기로 판단, 다양한 도발 시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오판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경계태세를 강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견지하라"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는 "공고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일본·중국 등 주요국과의 긴밀한 소통채널을 유지하며, 재외공관을 통해 정부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고 국가 간 교류·교역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임을 적극 알려달라"고 전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선 비상진료체계 유지, 취약계층 서비스 전달 등에 역량을 모아 달라고 주문했다.

최 권한대행은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도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범죄행위가 늘 수 있는 만큼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치안질서를 확립하라"며 "동시에 각종 재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재난대응체계를 철저히 유지해달라"고 지시를 하달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