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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겪고도 이 지경... 與 권성동 옹립하면 도로 친윤당 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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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고도 이 지경이다. 민심에 아랑곳없이 '도로 친윤당'으로 퇴행하는 모양새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중도 확장성을 포기하고 '영남 자민련'으로 스스로를 가둬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18일 긴급의원총회를 열고 탄핵 정국을 관리할 비대위원장 선임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5선 이상 중진급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문제는 누구냐인데, 선수(選數)별로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원장에 적합한 인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의총에선 선수별 인구 비례에 맞춰 8명 정도의 후보추천위를 구성한 뒤 2명의 인사를 추천하고, 권 원내대표가 한 명을 택해 임명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견을 모으는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해야 한다는 친윤계 일각의 주장은 여전하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권 원내대표 원톱 체제는)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겸임을 해도) 어차피 3개월 정도"라며 "한목소리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당내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친한동훈(친한)계인 조경태 의원은 취재진에게 "탄핵에 반대한 중진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선 안 된다는 건 너무 당연한 얘기"라며 "국민들은 계엄 대통령을 옹호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중진의원 회의에서도 업무 과부하 등을 이유로 겸임에 반대하는 다수의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4선의 김도읍 의원은 "한 분이 감당하는 건 쉽지 않다. 물리적으로 힘들어서 못한다"며 "당 입장에서도 두 개의 마이크(당 대표·원내대표)를 굳이 한 사람이 쥘 필요가 없다"고 했다. 계파색이 엷은 한 중진의원은 "친윤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며 혀를 찼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장 겸직이 가능하냐'는 기자들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을 두고 결국 겸임을 원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또는 당대표 권한대행 등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그가 맡으면 비대위원장에 '셀프 등극'하는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경선 당시 윤석열 정부에서 장관 등을 역임하지 않은 전력을 들어 "나는 친윤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한홍 이철규 의원, 장제원 전 의원 등과 함께 윤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에서 비대위원장까지 꿰차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 초선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윤핵관이란 걸 모르는 국민들이 어디 있느냐"며 "국민적 시선을 고려한다면 원내대표 역할에 한정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 측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기까지 3개월여를 임기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 또한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의원은 "탄핵이 인용된다고 가정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데, 비대위원장을 다시 뽑을 시간이 있겠나"라며 "사실상 대선까지 당권을 쥐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과정에서 찬성 의사를 밝힌 소장파 김재섭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엄 옹호'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남아 계엄해제 결의안 표결에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가운데 한 명이다. 다만 김 의원은 "당에 기여할 다른 방법을 찾겠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친윤계의 당권 독식을 피하기 위한 절충안으로 선수별 대표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임명해 집단지도체제 성격을 가미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5선급 중진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되, 원내·외를 아우르는 비대위원 구성으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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