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사전 증여'한다는데... 나도 집 2채로 '절세 효과' 볼 수 있을까?

입력: 2024.12.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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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ㆍ교육ㆍ노무 : <15> 사전 증여 vs 상속, 어느 것이 유리할까?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사전 증여, 절세 방법 중 하나지만
증여 후 10년 이내에 상속하면
상속 공제 못 받아 오히려 더 내야

게티이미지뱅크.

Q: 아내와 성인이 된 아들 둘 등 4인 가족을 둔 50대 후반 가장 A다. 재산은 5억 원 상당의 아파트 2채와 기타 재산 2억 원 등 총 12억 원 정도다.

그런데 부자들은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사전 증여’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나도 아파트 2채를 아들에게 사전 증여하면 상속세를 줄일 수 있을까? 줄어든다면 얼마나 줄어들까?

A: ‘어떻게 하면 세금을 줄일 수 있을까?’, 상속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고민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전 증여부터 떠올린다. 사전 증여란 피상속인이 생전에 상속인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다. A씨가 지금 두 아들에게 아파트를 물려주려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상속 행위가 발생하기 전에 미리 재산을 증여하고 10년이 지난 뒤 상속이 진행되면, 사전 증여 재산은 상속재산에 합산되지 않기 때문에 상속세를 줄일 수 있다. 또 사전 증여는 자산 가치 상승 전에 이뤄지므로 세금을 절감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다시 말해,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가치가 상승할 부동산을 사전 증여를 통해 현재 기준으로 세금을 내기 때문에, 증여 후 자산 가치 상승에 따른 추가 세금 부담을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상당수 부자들은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사전 증여를 한다.

그러나 사전 증여가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A씨 경우, 아들에게 사전 증여를 하고 10년이 지난 후 상속을 하면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10년 이내에 A씨가 사망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상속 행위가 일어나면 오히려 세금이 더 부과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더해서 상속세를 계산’하기 때문이다. 결국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전에 증여하지 않는다면 사전 증여 효과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상속재산에 합산된 사전증여재산은 상속 공제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점은 전체 세금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A씨 사례에서 △사전 증여(10년 이내에 상속이 발생)를 했을 때와 △사전 증여하지 않고 모두 상속을 받았을 때 세금 차이를 비교해보자. <그래픽 참조>

먼저 사전 증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상속했을 때 상속세 과세표준은 2억 원이다. 하지만 사전 증여를 한 경우 과세표준은 10억 원이 된다. 사전 증여를 했을 때 과세표준이 더 큰 이유는 합산된 사전증여재산은 상속 공제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경우 총 납부할 세금은 얼마일까?

먼저 사전 증여를 하지 않았을 때 상속세는 3,000만 원이다. 그런데 사전 증여를 했다가 10년 내에 상속이 일어난 경우, 증여세(1억6,000만 원)와 상속세(8,000만 원)까지 2억4,000만 원에 달한다. 무려 2억1,000만 원이나 차이 난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사전 증여는 모든 경우에 대한 최적의 해법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상속의 경우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이내 증여한 재산은 상속재산에 가산되므로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은 벌어 두고 자산 이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기서 잠깐! 사실 “사전 증여 후 10년 동안 생존할 수 있다(상속 행위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는 것은 100% 확신하기 어렵다. 그런데 10년이 아니라 5년 이내의 증여만 합산된다면 어떨까? 10년을 예측하고 구성하는 것은 어렵지만, 5년이라면 ‘비교적’ 쉽다. 이를 위해서는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사전 증여하면 된다.

그렇다면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란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는 것일까?

먼저 상속인이 누구인지부터 알아보자. 민법상 상속순위 1순위는 직계비속(자녀, 손자녀)이고, 2순위는 직계존속(부모, 조부모)이다. 그리고 3순위는 형제자매, 4순위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이다. 여기서 배우자는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과 같은 순위가 되고, 만약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이 없는 상황이라면 단독상속인이 된다. 그리고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수인(數人)일 때는 최근친을 선순위로 한다. 예를 들어 직계비속에 자녀와 손자녀가 있다면 최근친인 자녀가 상속인이 되는 것이고, 손자녀는 상속인이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손자녀 또는 사위, 며느리 등 상속인이 아닌 사람에게 증여하고 5년 이후에 상속이 발생한다면 상속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기억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