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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 늪에서 겨우 빠져나왔는데…계엄령 악재에 여행업계 "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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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사회가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여행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이 우리나라를 여행 위험국으로 지정하면서 인바운드(외국인 국내 관광) 시장이 축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여기에 탄핵 정국 장기화, 환율 상승 등을 계기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마저 줄어들 거라는 우려 섞인 전망까지 나온다. 연말 성수기를 맞아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등 악재를 털어내고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대하던 여행업계는 정국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쪽은 인바운드 여행사들이다.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이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면서다. 실제 필리핀 한 금융회사는 2025년 1월 예정된 150여 명 규모 임직원의 방한 단체 관광 일정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내 전문 여행사를 통해 방한하려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고 한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9일 "행사나 임직원 포상 등을 이유로 방한을 계획하던 해외 기업들로부터 취소 또는 일정 연기 관련 문의가 많다"고 했다.
다만 이런 피해는 소규모 여행사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여행사 중 인바운드 사업을 하는 곳은 하나투어, 모두투어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 게다가 두 곳 또한 전체 매출에서 인바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1%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중국 인바운드 사업만 하고 있는데 4일 이후 중국인 방한 일정 중 취소된 건은 없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패키지여행은 해외 여행사(모객사)가 상품을 기획해 손님을 모으고 국내 여행사(랜드사)에 운영을 맡기는 방식"이라며 "하청을 받는 형태라 주요 여행사는 인바운드를 많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
주요 여행사는 오히려 탄핵 정국이 해외여행 수요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일단 계엄령이 선포된 3일 이후 사흘 동안(4~6일) 해외여행 취소 건수가 늘어나는 등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주요 여행사들은 입을 모은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계엄이 해제된 4일 오늘 정상 출발이 가능하냐 문의가 온 게 전부"라고 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선 정국 혼란이 길어지면 어떤 식으로든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통상 리스크에 계엄 사태까지 겹치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해외여행 수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이날 증시에서 하나투어(-6.36%) 모두투어(-5.18%) 참좋은여행(-5.13%) 노랑풍선(-5.31%) 등 주요 여행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급락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정치 고관여층이 정국이 안정될 때까지 여행을 미루거나 시사 프로그램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홈쇼핑에서 파는 여행 상품 노출이 적어지는 등 정치 상황이 직간접적으로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티몬∙위메프 사태에서 겨우 벗어나 사업을 정상화하고 있는데 악재가 터져 안타깝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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