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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패소하면 재시험?... 연세대 '늑장 대응'에 수험생 복장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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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 논술시험 문제 사전 유출 논란이 벌어진 지 한 달이 훨씬 넘었지만 '공정성이 침해됐다'는 법원 판단에도 연세대학교가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22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논술시험 문제 유출 사태와 관련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연세대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해 논술시험이 무효가 될 경우를 고려해 대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재시험 실시도 그중 하나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2일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당시 감독관 착오로 한 고사실에서 미리 배부된 문제지가 뒤늦게 회수됐고, 이 과정에서 문제 일부가 유출된 정황이 포착됐다. 문항 중 오기가 있다는 사실이 시험 종료 30분 전 공지되는 소동도 있었다. 이에 일부 수험생들은 "입시 공정성이 훼손돼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며 시험 무효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달 15일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논술시험 효력을 본안 1심 사건 선고 시까지 정지시켰다. 이의신청을 했다가 기각당한 연세대는 즉각 항고했다.
당초 연세대는 '재시험 불가'를 고수했다. 그러나 대안 중 하나로 거론됐던 논술전형 모집 인원의 정시모집 이월에 교육당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교육부는 정시 이월에 대해 '수험생 입장에서 6장을 쓸 수 있는 수시 원서 중 1번을 날리는 셈이라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취지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연세대도 재시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시험을 공식화하면 지금 진행 중인 소송을 부정하는 셈이라 학교 차원에서 공식 언급을 내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가처분 항고심과 본안소송(시험 무효 소송) 모두 변론기일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본안 판결이 수시 합격자 발표인인 12월 13일을 넘겨 나올 경우 혼란은 불가피하다. 남성곤 메가스터디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제 출제·검수·채점 등 재시험 준비와 합격자 발표까지 최소 10일 이상이 소요돼 (재시험을 치려면) 다음 달 초까진 정확한 방침을 밝혀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 대입 출제 오류 처리 과정에서의 연세대 '늑장 대응'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연세대는 2018년 이공계 수시모집 논술에서 문항 오류가 발견됐을 당시 전원 정답 처리까지 한 달이 걸렸고, 2007년 11월 치러진 의예과 수리논술 문항이 틀렸다는 지적에 대응하지 않다가 학부모들이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하자 전원 동점 처리하기도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에 불공정 시비가 불거졌지만 사실 경미했던 건인데 (대학이) 버티는 바람에 입시가 중단될 수도 있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번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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