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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상황과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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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흔히 인생에 비유된다. 반상(盤上)에서 벌어지는 변화무쌍한 부분들이 굴곡진 사람들의 인생사와 유사하단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바둑에서도 절대적인 정답이 없다. 인공지능(AI)이 골라주는 수 역시 자주 바뀌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바둑에서 상대의 수와 전체 판세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달라지듯, 우리 삶의 순간순간도 상황과 맥락 속에서 저마다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흑과 백이라는 단순한 대비가 바둑판에서 무한한 변주를 만들어내듯, 일상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하나의 결과가 된다. 그러면서도 당장의 이득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를 조망하는 균형감각도 필요하다. 결국 바둑이든 인생이든 절대적인 승리 방정식은 없는 셈이다.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진지한 고민과 선택을 하는 자세가 대국에 임하는 가장 바람직한 태도일 것이다.
흑1은 불가피한 보강. 박정환 9단 역시 백4로 좌하귀를 지키며 장기전에 대비한다. 변상일 9단이 흑5로 다가왔을 때 백6, 8은 굉장히 적극적인 수. 일반적으로 7도 백1에 다가오는 게 먼저 떠오른 일감이다. 백5, 7로 중앙을 압박하면 백이 약간 편한 계가바둑 형태가 된다. 실전 흑9, 11로 변상일 9단이 정확하게 대응하자 백의 응수타진이 악수가 됐다. 하지만 이어진 백12의 붙임에 대응한 흑13이 과욕. 8도 흑1로 한 점을 따내 중앙을 보강해야 할 장면이었다. 백2로 하변을 제압당하더라도 백이 큰 악수 교환을 했기 때문에 흑3, 7로 재차 삭감하면 충분한 형세였다. 결국 실전 백14, 16이 성립하며 서로 급박한 형태가 됐다. 흑17과 백18은 각각 정수. 흑25의 팻감 사용에 백26은 다음 팻감의 크기를 키우는 수. 결국 흑33까지 백이 먼저 이득 본 후 재차 패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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