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사내벤처도 시장에서 부딪쳐야...아이디어보다 유연성이 중요"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LG전자의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스튜디오341'은 2023년 7월 모집을 시작해 '신선고' 등 5개 기업이 올해 5월 독립을 마무리했다. 아이디어 모집 단계에서 분사까지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스튜디오341을 기획한 강성진 LG전자 사업기획담당 상무는 26일 한국일보와 만나 "이렇게 빨리 분사한 것을 두고 LG그룹 계열사는 물론 다른 대기업에서도 어떻게 했는지 많이 묻는다"고 말했다.
스튜디오341은 기존에 'LGE 어드벤처'와 '팩토리10' 등 사내벤처를 육성해 온 LG전자가 지난해 새롭게 짠 사내벤처 프로그램이다. 여러 사내벤처를 뽑고 사내독립기업(CIC)을 운영했지만 독립까지 한 사례가 소상공인을 위한 광고 설루션 플랫폼 '엑스플라이어'뿐이었다는 점을 고민하다 외부 액셀러레이터(스타트업 육성업체)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손잡고 처음부터 스핀오프를 목표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강 상무는 그 과정서 피버팅(사업 아이템 변경)이 왜 필요한지 깨달았다. 그는 "기존 사내벤처 사업은 피버팅을 금지했는데 스타트업 생태계는 시장과 고객을 보고 부딪치며 아이템을 계속 바꾸는 게 특징이더라"며 "(스튜디오341은) 아이디어 자체보다 팀의 유연성과 메타 인지(자기객관화) 능력을 평가하고 아이템도 필요하면 적극 바꾸라고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341을 통과한 기업 중 '파운드오브제'는 폐가전 플라스틱으로 새 상품을 만드는 사업을 구상했다 폐플라스틱을 거래할 적절한 중개가 없다는 점에 주목해 플라스틱 소재 거래 플랫폼으로 사업을 바꿔 성공했다.
강 상무는 사내벤처의 빠른 독립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홀로서기를 하면 시장 상황에 맞춰 기민하게 움직이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기업 내부에서 사업을 펼치면 일정 수준의 품질이 유지되지만 그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풀고 실패 경험을 쌓는 게 성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내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거쳐 CIC로 2년 동안 머문 '슬립웨이브'도 5월 완전 독립했다. 이 기업은 LG전자 브랜드로 뇌파를 안정시키는 소리를 내 정신 건강을 관리하는 이어셋 '브리즈'를 내놨는데 현재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교보생명 등과 손잡고 '멘털 헬스케어 설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탈바꿈했다.
노승표 슬립웨이브 대표는 "LG전자 테두리 안에서는 제품 제작에 집중했다면 이후로는 어떤 용도로 쓰일 수 있을지 고민하다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서 "고객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맞추는 게 필요하다 생각해 독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 상황 때문에 독립한 스타트업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때문에 LG전자는 스타트업 창업자에 이은 제2주주로 지분을 유지하면서 자체 사업과 연계하는 식으로 협력의 끈을 유지한다. LG전자의 안마의자 '힐링미'에 슬립웨이브의 뇌파 안정 사운드가 들어간 게 한 예다. 강 상무는 "LG전자가 상품 대신 서비스 영역으로 사업을 넓히는데 혼자서는 고객 관점에서 풍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쉽지 않다"며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이 꼭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