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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발차' 협의체, 민주당은 왜 주저하나... "전공의 없이는 '앙꼬 없는 찐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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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의사 단체의 참여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선뜻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여당보다 먼저 협의체를 제안했던 때와 달라진 모습에 여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협의체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게 사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켜, 책임론을 더 길게 끌고 가겠다는 정치적 노림수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환영하지만, 미흡하다"로 요약된다.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 대한의사협회 등 주요 의료계 단체들이 빠진 상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앙꼬 없는 찐빵"(야당 복지위 관계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4일 "사실상 어떠한 성과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야당이 당장 들어가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개문발차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이탈한 전공의까지 돌려세울 수 있도록 정부의 태도 변화를 더 강하게 압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민주당은 △2025년도 포함 의대 정원 규모 재논의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문책 조치 등 이른바 3대 요구안을 최소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실질적 성과를 위한 노력도 민주당은 이어가고 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이끄는 의료대란 특위를 중심으로 전공의들과의 물밑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게 대표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까지 참여했다 빈손으로 끝나면, 전공의들이 더 이상 정치권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협의체 참여를 미루고 있는 건, 대화 창구를 열어놓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인내' 카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 불참을 문제 삼는 건 '빈손 협의체'에 대한 책임 전가 의도도 있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원내 지도부의 한 의원은 "시작부터 김이 빠졌는데 야당이 안 나와서 김을 뺐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며 국민들의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민주당이 고립돼가는 전공의들 '마크맨'을 자처할수록 정치적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여야 모두 의료대란 해결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가져오기 위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의 중재자 스탠스도 시간이 갈수록 결코 유리하지 않다. 출구전략 시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표 2차회담에서 이재명 대표가 '결단'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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