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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의료원장 "공공병원 1순위 문제는 의사 부족... 상급병원만큼 지원 필요"

입력
2024.10.17 19:00
수정
2024.10.1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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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 병상가동률 40%로 축소
국립암센터 중증도는 상급종합병원 수준
"공공병원은 필수의료·감염병 최후 보루"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후유증에 의사 집단행동까지 겹쳐 경영난이 심각한데도 정부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지방의료원이 겪는 의사 구인난을 비롯해 지역의료, 공공의료 분야 인력 부족을 고려하면 의대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진단도 이어졌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공의 이탈 현황’을 묻자 “정원 107명 중 80명이 나가고 27명이 남아 있다”며 “전공의 의존율이 40~45% 수준이었는데 최소한 그만큼 공백이 발생하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또 “코로나19 대응 후 손실 보상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부담이 가중돼 공공의료기관 대부분이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진숙 민주당 의원이 중앙의료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중앙의료원 병상 가동률은 40%로 코로나19 대유행기(2020~2023년 평균 38%)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2017~2019년 병상가동률은 평균 70.6%였다. 올해 중앙의료원 수입 감소분은 4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시기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병상과 인력을 총동원해 코로나 환자를 치료했다.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는 정부로부터 손실 보상 개산급 개념으로 총 1,056억 원을 받았지만 회복기 이후 줄어든 환자로 인한 손실 보상은 받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에 공공의료 지원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을 짚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중앙의료원과 국립암센터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국가중앙의료기관으로서 최소한 상급종합병원에 준하는 지원과 역할 부여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주문했다.

주 원장도 “중앙의료원이 상급종합병원이어야 하느냐에 대해선 동의하진 않는다”면서도 “중앙의료원은 서울 지역 외상치료의 마지막 보루이고 감염병 상황에서 중대한 역할을 했다.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 역할을 하는 기관에는 적절한 지원과 정책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도 “상급종합병원은 중증도가 높아 장비와 인력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가) 더 많은 비용을 보전해 준다”며 “국립암센터는 특성상 지역응급의학센터, 소아신생아중환자실 등이 없어 상급종합병원이 될 수 없지만 실제 하는 일은 상급종합병원보다 중증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립암센터는 단순 치료만이 아니라 암 예방, 조기검진, 치료, 생존자 관리, 암통계 등 국가 암 정책을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도 하고 있다”며 “상급종합병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건 문제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 원장은 2월 말 전공의 이탈에 대해 중앙의료원 교수진이 지지성명을 발표하자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 집단행동을 비판하고 전공의 복귀를 호소했다. ‘당시 입장에서 변화 없냐’는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주 원장은 “다른 기관이라면 모르겠지만 공공의료기관의 대표병원 입장에서 그런 방식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2,000명 증원은 정부로서는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제안’이라고 했던 발언에 대해서도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정부가 증원 문제는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규모와 속도는 전문가들과 논쟁할 수 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민간이 기피하는 필수의료, 지역의료를 담당하는 지방의료원들이 만성적인 의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 원장은 “공공의료기관 원장들과 대화해 보면 예외 없이 의사 부족 문제를 1순위로 꼽는다”며 “필수진료과를 10개 정도로 보는데 그중 절반은 전문의를 1명 보유할 정도로 취약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공공의대 신설이 필요하지 않냐’는 추가 질문에도 “공공의대와 같은 공급구조를 갖지 않으면 지역의 의사 공급은 굉장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의료공백 전망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내놨다. 주 원장은 “올해는 (의료공백 해소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내년에는 조금이라도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서 원장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내과, 외과 같은 필수의료 지원율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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