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병원 옮기고 싶은데 갈 수가 없다" 119 구급대원의 절규

민주당, '응급실 뺑뺑이' 영상 시청
"尹, 같은 나라 살고 있는 거 맞냐"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와 '응급실 뺑뺑이' 응급의료 비상사태 긴급 간담회를 하고 있다. 특위 위원장인 박주민(오른쪽 두 번째) 의원이 '응급실 뺑뺑이' 현장이 담긴 영상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왜 안 돼요? 뇌졸중이 불가예요? 저희가 가까운데 가고 싶은데 갈 수가 없어요. 그게 병원의 공식적인 답변이에요?"

-119 구급대원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에서 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영상을 시청하고, 의정 갈등으로 현장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 의료대란특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방본부와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열고, 뇌졸중 환자를 2차 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병원 측 거부에 구급대원이 항의하는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을 제공한 김성현 전공노 소방본부 서울지구 구급국장은 "전화를 10통이나 하고, 의료진에게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 (환자가) 50분이나 현장에서 계셨다"며 "직간접적으로 이런 일이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1시간 동안 코피가 멈추지 않고 있는데, 2차는 3차로 가라고 하고, 3차는 2차로 가라고 하고. 휴일이나 야간은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증·응급환자 수용률, 지연율 등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각 전공노 소방본부 본부장은 "최근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갖고 신고하는데 실제 현장에 가서 재난에 처한 국민을 병원에 이송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소방본부에선 응급의료시스템이 전부 붕괴되고 있다고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주민 특위 위원장은 "복지부는 지금 상황이 한시적이라고 얘기하고, 윤석열 대통령도 원활하다고 한다"며 "우리가 정말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응급실 의사가 없고 전공의가 없다. 이제 정말 없다"며 "정부가 장기 대책만 얘기하는데 빨리 대책을 내놔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