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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빅데이터 시대의 자기계발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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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기계발에 집착한다. 능력을 계발하고 인격을 수양하며 더욱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만들어 더 나은 ‘내’가 되려고 한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는 시대에 언제까지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지 불안해하며 끝없는 자기계발의 쳇바퀴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벨기에 출신의 철학자로 오스트리아 빈 대학 철학과에서 미디어 기술철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이 책에서 AI 시대의 자기계발에 대해 숙고한다. 저자의 진단에 따르면 인류 문명만큼이나 오래된 자기계발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며 한층 강박적이고 자아도취적인 행위로 바뀌고 있다. ‘죽도록 자기를 계발하는’ 유해한 문화가 형성된 근원을 찾기 위해 저자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해 스토아 철학, 기독교 전통, 근대 인문주의, 실존주의까지 두루 살피며 자아에 대한 집착이 만연해진 사회의 뿌리를 파헤친다.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소셜미디어 등 현대의 디지털 기술 도구들은 자기계발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자기계발의 모든 분야는 수치화되고,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자신의 성과와 실패를 고백하며 남과 비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데이터화된 자아로 인식하게 된다.
저자가 자기계발에 반대한다거나 디지털 기술을 멀리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자아가 사물이 아니라 ‘이야기’이며 다른 사람들과 상호 작용 속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생길 수 있는 ‘서사적 정체성’을 지닌 존재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기계발은 자기 인식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면서 상호의존성, 소통, 교류 속에서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타인과 기술의 도움을 받아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서사를 함께 만들 수 있도록 AI를 바꾸거나 새로운 AI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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