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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거부권' 간호법 재추진? 대통령실 "여러 가능성 열어 놓았다"

입력
2024.03.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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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간호사 제도화 등 의료개혁 차원
"의료법으로든 간호법으로든 논의"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지지 및 간호법 제정 재검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대한간호협회 회원들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지지 및 간호법 제정 재검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한 차례 무산됐던 간호법 제정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직역 간 갈등 조장 우려가 거부의 주된 이유였는데, 최근 의사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이라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일단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0일 PA 간호사 제도화와 관련해 "현재의 보건의료기본법 내에서 추진하고 더 필요한 부분은 제도화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의료법 내에서 추진할 수도 있고, 간호법·간호사법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중요한 건 제도적으로 간호사분들이 역할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라며 "(간호법 제정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PA 간호사들의 의료 행위 일부를 공식화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간호사 단체 등은 일시적으로 의사의 업무를 떠맡을 게 아니라 간호법 제정을 통해 간호사의 업무 범위와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여당도 의료 개혁을 뒷받침하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전제로 호응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PA 간호사 제도화 의지가 곧바로 '간호법 재추진'으로 연결되는 것에 대한 걱정이다. 의사들 진료 거부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할 경우 직역 간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 행사 당시 윤 대통령이 든 사유도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겠다는 건 의료 개혁이 어떻게든 성공해야 한다는 취지"라며 "거부했던 간호법을 이제 와서 재추진하려는 것이냐는 식은 정파 이슈의 소재로만 사안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료 현장을 지킨 의사들이나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에 대한 색출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9일 채널A에 출연해 "진료 현장 이탈을 부추기거나 소신껏 본인의 임무를 수행하고 계신 분들에 대해서 위협적인 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정부에서도 최대한 보호하여서 이런 분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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