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토 린·우키마루, '이층 침대'

오빠는 위층, 동생은 아래층으로 이층 침대를 나눠 쓰는 남매는 오늘도 상상 모험을 떠난다. 문학과지성사 제공
오빠와 동생은 이층 침대를 나눠 쓴다. 오빠는 위층, 동생은 아래층. 동생은 오빠가 위층을 쓰는 게 불만이지만, 둘은 오늘도 각자 자리에 눕는다. 딸깍! 머리맡의 등을 끄면 시작되는 둘의 모험. 잠들기 전 나눈 이야기를 타고 둘은 순식간에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어간다.
이층 침대에 탄 둘은 어둠에 휩싸인 유령 나라에서 함께 유령을 물리치고 코끼리, 얼룩말과 나무늘보 등 야생 동물들이 가득한 정글에서는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 예쁜 새를 만나기도 한다. 꽁꽁 얼어붙은 북극에선 썰매 개가 끌어 주는 썰매를 타고 얼음 위를 신나게 달린다.
그림책 '이층 침대'는 이층 침대에서 함께 자면서 매일 밤 상상의 모험을 떠나는 남매의 이야기다. 이층 침대 위아래에서 사이 좋게 자는 남매는 매일 밤 판타지를 공유하며 "함께라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키운다.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이층 침대에서 우애를 쌓아가는 오빠와 동생의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입체적이고 섬세한 그림체를 만나 생생하게 다가온다. 으스스한 유령 나라, 야생 동물들의 천국 정글, 난파선과 북극곰을 만날 수 있는 북극까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위층이든 아랫층이든 어떠리. 자리에 눕는 순간 모험이 시작된다는 걸 아이들은 알고 있다. 동심은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법. 밤마다 알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만드는 세계를 오랫동안 지켜주고 싶은 부모가 함께 읽기 좋은 책이다.

사이토 린·우키마루 지음·이가라시 다이스케 그림·고향옥 옮김·문학과지성 발행·40쪽·1만6,000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