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4)에너지안보 - 한국의 돌파구는 어디에

입력
2025.02.22 04:30
14면
1 0
조태열(맨 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15일 뮌헨안보회의 기간 중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마코 루비오(맨 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조태열(맨 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15일 뮌헨안보회의 기간 중 독일 뮌헨 바이어리셔 호프 호텔에서 마코 루비오(맨 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우리 정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간 공식 대면에선 예상대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문제가 논의됐다. 공식 설명은 “에너지 협력을 상호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확대함으로써 에너지안보를 강화”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한국은 수세일 수밖에 없다. 원자력발전 외에는 내세울 만한 다른 에너지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에도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지만, 2023년 기준 전체 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15%)에 훨씬 못 미치는 8.9% 수준이다.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하지 않는 이상 석유·석탄의 비중을 높일 수도 없고, 인구 밀집도나 안정성 논란을 감안할 때 원전의 추가 건설도 쉽지 않다.

결국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우리의 선택지는 외교다. 미국의 통상 압력에 대응하는 차원의 미국산 원유·LNG 수입 카드는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다. 일부 중동 국가들과의 장기계약이 종료된 때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할 수 있지만, 비싼 운송료와 설비 변경 필요성 등에 따른 재정 투입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해당 중동 국가들의 반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 에너지안보의 축을 화석연료 중심으로 옮긴다지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생산원가가 저렴하다면 배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라자드에 따르면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지난해 MWh 기준 61달러로 가스복합화력(76달러)이나 석탄(118달러)보다 저렴하다. 보조금이 줄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업계는 밸류체인을 장악한 중국 기업들의 대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외교력을 적극 발휘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LNG 밸류체인을 갖고 있는 점도 에너지안보의 한 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맹점인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조 전력원이 바로 LNG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12·3 비상계엄 이후의 권력 공백 상태가 하루빨리 해소되는 게 절실하다. 나름 경쟁력을 자신해온 원전만 해도 정부가 손 놓고 있는 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건설비용을 둘러싼 국내 공기업 간 갈등이 불거지는가 하면 폴란드 원전 건설 사업 수주도 사실상 무산됐다.

양정대 선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