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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줌인]라스가 뜬다

입력
2025.02.19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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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디지털 경제의 상징이 인터넷 구독 서비스다. 예전에는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었던 제품을 인터넷으로 월 이용료를 내고 빌려 쓰는 서비스다. 대표적인 경우가 소프트웨어 서비스(Software as a Service, Saas, 사스)다. 사스는 소프트웨어를 구매하지 않고 다달이 돈을 내고 인터넷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인터넷 구독 서비스가 다양한 분야로 확장돼 최근 각광을 받는 것이 라스(RaaS, Robot as a Service)다. 라스는 말 그대로 다달이 이용료를 내고 로봇을 이용하는 구독형 로봇 서비스다. 라스의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비용으로 로봇을 이용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이다. 로봇 가격은 대당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물류 창고나 공장, 매장 등에서 여러 대, 많게는 수십 대 로봇을 사용하면 비용이 만만찮다. 라스를 이용하면 몇백만 원 선에서 해결할 수 있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유지 보수가 쉬운 것도 라스의 장점이다. 라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인터넷으로 로봇에 필요한 기능을 갱신하고 문제가 발생해도 원격으로 점검해 해결한다. 그만큼 유지 보수가 쉽고 로봇에 최신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전 세계 라스 시장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라스 시장 규모는 2016년 2억2,000만 달러(약 3,178억 원)에서 2026년 340억 달러(약 49조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기술이 결합되면서 라스는 진일보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LG CNS 관계자들이 물류센터에서 활용하는 로봇 관제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LG CNS는 물류에 특화된 라스를 제공한다. LG CNS 제공

LG CNS 관계자들이 물류센터에서 활용하는 로봇 관제시스템을 살펴보고 있다. LG CNS는 물류에 특화된 라스를 제공한다. LG CNS 제공

라스 업체 가운데 유명한 곳이 미국의 로커스 로보틱스다. 이 업체는 물류 창고에서 활동하는 자율주행로봇을 제공하는 라스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중국의 유명한 라스 업체인 긱플러스는 물류 및 전자상거래용 로봇을 제공한다. 이 업체는 중국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등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업체 에이톤은 병원에 특화된 라스를 제공한다. 의료기기나 약품 등을 운반하면서 의료진의 업무를 돕는 로봇을 제공한다. 미국 새너제이에서 창업한 사비오크는 호텔에 필요한 로봇을 라스로 제공한다. 이 업체의 로봇은 스스로 승강기의 작동 버튼을 눌러 이동한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 LG CNS가 2022년부터 물류에 특화된 라스를 전자상거래나 물류기업 등에 제공한다. 클라우드로 관제되는 로봇이 알아서 움직이며 상품을 운반하거나 창고에 보관하는 일을 한다. 이를 위해 상품 보관이나 이동에 최적화된 '오토스토어' 로봇, AI가 상품을 파악해 이동하는 'AI 피킹로봇', 특정 경로를 반복해 움직이며 상품을 나르는 무인운송로봇(AGV) 등을 라스용 로봇으로 구비하고 있다. 이밖에 빅웨이브로보틱스, 뉴빌리트 등 국내 신생기업(스타트업)들도 라스를 물류, 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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