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부산대·인제대 등 의대 졸업식 취소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휴학 중인 의대생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휴학하는 방식으로 의대 증원 저지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7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학 서적만 놓여있다. 뉴시스
의정 갈등 여파로 올해 졸업식을 취소하거나 간소화하는 의대가 잇따르고 있다. 졸업생이 크게 줄어든 탓인데 덩달아 의사 인력 공급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경남 지역 유일 의대가 있는 경상국립대는 오는 25일 예정된 의대 학위수여식을 취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올해 졸업생이 2명뿐인 데다 이들마저 개인사정으로 졸업식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밝혀와서다. 경상국립대 의대가 생긴 1983년 이래 졸업식이 열리지 않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상국립대 관계자는 “의정 갈등으로 학생들이 휴학하면서 졸업생이 대폭 줄었다”며 “의대 졸업식이 취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산‧울산 지역 의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본과 4학년 119명 중 114명이 휴학한 부산대와 졸업생이 한 명도 없는 동아대는 올해 졸업식을 아예 취소했다. 인제대는 매년 히포크라테스선서식을 의대 학위수여식 행사로 겸해 진행하는데, 지난달 13일 1명만 참석했다. 6명이 졸업하는 고신대는 다른 단과대학과 함께 졸업식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40명 안팎의 졸업생을 배출 해온 울산대도 올해는 졸업생이 2명밖에 없어 오는 14일 의대 학장실에서 간소하게 치른다. 울산대 관계자는 “휴학 후 1년이 지나면 자동 복학 처리되는데, 일부 휴학을 연장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졸업생이 줄면서 전공의와 전문의 배출에도 줄줄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치러진 제89회 의사 국가시험 응시자는 예년의 10% 수준인 382명, 합격자는 269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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