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 팝업스토어 열기 위해 '대도시'로
특산품 위주 벗어나 원데이클래스 등 콘텐츠 다양
서울지하철 상가 'S-메트로컬 마켓' 매출 951% ↑

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포커스 온 경북' 팝업스토어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 제공
주로 기업들이 상품 홍보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던 '팝업스토어(Pop-up Store)'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산품과 먹거리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취향을 저격하는 콘텐츠로 활용 범위도 확대됐다. 자체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어려운 지자체들을 위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들이 문호를 개방하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도 분주하다.

지난해 12월 서울 북촌 위크앨리에 마련된 경북 북부권 팝업스토어 '원더풀 북새통'에서 영주 인삼꽃주 만들기 원데이클래스가 진행되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팝업스토어는 특정 주제로 짧은 기간 동안 운영하는 임시 매장이다.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이나 주요 상권 등에 설치하는데, 과거 신상품 위주에서 최근에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까지 종류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지자체들도 계절별 관광상품과 축제, 청년 및 창업가 아이디어 상품 소개 등 분야를 넓혀가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
6일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홍보 여건이 여의치 않은 지역에서는 팝업스토어를 준비하며 부산 대구 광주 같은 광역시를 선호하는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역시 서울이다.
지난해 12월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서울 종로구 북촌 위크앨리에서 경북 북부권 11개 시군 홍보 팝업스토어 '원더풀 북새통'을 열었다. 여행정보와 기념품 전시존, 원데이클래스 등 운영을 통해 3일 동안 5,000여 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소담 경북문화관광공사 과장은 "북촌은 경북 북부 이미지를 표현하기 좋은 장소라 판단했고, 경북에서 다양한 관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올해는 경북 여행패스 판매 등 실제 방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무신사 팝업스토어. 한국일보 자료사진
젊은 세대의 문화 중심이자 팝업스토어 성지로 떠오른 성동구 성수동도 주요 공략 대상이다. 경북도는 전날부터 오는 9일까지 성수동에서 경북 지역 로컬 크리에이터 기업의 제품을 소개하는 '포커스 온 경북'을 운영한다. 포항 해녀 등 지역 콘텐츠를 알리고, 전시와 함께 제품 스토리까지 소개하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개장 첫날 한파에도 불구하고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국섬진흥원도 지난해 12월 성수동 연무장길에서 팝업스토어 '섬띵편의점'을 열었다. 인천(석모도 교동도 주문도 대청도 자월도), 경남(추도 비진도 지심도 황덕도), 전북(개야도 비안도 야미도 어청도), 충남(원산도 녹도 고파도), 전남(안도 화태도) 등이 참여했다. 지역 특성을 담은 시식 이벤트에는 6,0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서울교통공사 'S-메트로컬 마켓’ 운영 실적. 그래픽=강준구 기자
좋은 장소를 제공하려는 노력도 곁들여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023년 서울지하철 4호선 노원역과 사당역의 유휴 상가를 활용해 팝업스토어를 열다 지난해 'S-메트로컬 마켓'으로 새 단장했다. 역사도 잠실역과 압구정역, 합정역, 종각역 등 7곳으로 확대했고, 기후동행카드 소지자에게는 10% 할인 혜택도 제공했다. 덕분에 첫해는 전국 9개 지자체 참여에 매출은 2,267만 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에는 24개 지자체가 2억3,826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교통공사는 상가를 지자체에 저렴한 가격에 장기간 임대해 상설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산물과 가공식품, 기념품, 여행, 관광, 체험프로그램 등이 융합된 6차 산업 지원을 위한 홍보 팝업스토어로 확대할 계획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지하철역이 지자체 홍보를 위한 거점이 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어 놓을 것"이라며 "지역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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