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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임금 일자리 줄게" 태국서 경찰이 중국인 납치… 여행 공포 더 커질라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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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경찰이 연루된 외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을 벌인 일당은 고임금 일자리를 미끼로 중국인들을 감금한 뒤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잇따른 인신매매 사건으로 중국 내 태국 여행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경찰 가담'이라는 악재까지 겹치자 태국 정부로선 더 골머리를 썩게 됐다.
26일 네이선과 까오솟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전날 라오스 국경 지대 북동부 우본랏차타니주(州) 피분 망사한의 한 리조트에서 태국인 7명과 미얀마인 1명을 체포하고, 당시 감금돼 있던 중국인 남성 7명을 구출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높은 임금을 주는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며 라오스에 거주하는 20대 중국인들을 태국으로 불러들인 뒤 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피해자가 라오스·태국 국경을 넘자 인근 리조트에 가두고 가족들에게 인질 몸값으로 1인당 200만 바트(약 8,500만 원)를 요구했다.
범행은 피해자 가족이 태국 경찰에 구조를 요청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 8명 중 세 명은 경찰특수부대, 한 명은 국경순찰대에 각각 소속된 현직 경찰관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경순찰대 소속 민병대원 한 명도 가담했다. 치안을 책임져야 할 경찰관들이 오히려 '민간인 납치'라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키트랫 판페치 태국 경찰청장은 25일 “불법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을 즉시 해고하고 부정 행위와 직권 남용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어 “풀려난 중국인들도 불법 입국 사실이 확인돼 인신매매 조직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태국 정부는 긴장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태국 내에서 중국인 납치 사건이 잇따르면서 ‘동남아시아 관광 대국’ 명성에 금이 가던 와중에, 공무원이 적극 가담한 범죄가 만천하에 공개된 탓이다.
앞서 중국 배우 왕싱(31)이 이달 초 태국에서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됐다가 구출되기도 했다. 그는 실종 나흘 만에 미얀마에서 발견됐다. 출국 때와 달리 삭발한 채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지난해 말 태국·미얀마 국경 지역에서 실종된 중국 모델 양쩌치(25)도 약 3주 만인 지난 17일에야 귀국했다. 태국에서 사라진 뒤 생사가 불분명한 중국인은 174명에 달한다.
이후 중국에서는 ‘태국 여행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불안해진 중국인 수십만 명이 음력설 기간 태국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태국행 기피 흐름도 뚜렷하다. 태국 관광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관광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인 데다,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가장 크다. 중국인 발길이 끊기면 관광 산업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에 태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 발걸음을 붙잡으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중국어로 “태국 정부는 관광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한다. 태국을 방문해 달라”고 호소하고, 태국 경찰이 중국인 대상 구조·신고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했을 정도다.
태국 매체들은 정부가 이번 '경찰 연루' 범죄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네이선은 “경찰은 용의자가 언론에 포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자들의 경찰서 출입을 막고 취재를 제한하고 있다”며 “(취재를 제한한) 해당 명령은 경찰 조직 평판에 손상을 입힐 것을 두려워하는 상부에서 직접 내려졌다는 게 일선 경찰관들의 설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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