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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뿌린 '세뱃돈 1만원' 받으려다 4명 압사… 참사 부른 캄보디아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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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 한 재벌이 음력 설을 앞두고 세뱃돈 뿌리는 행사를 열었다가 돈 봉투를 받으려는 인파가 몰려 4명이 압사했다. 연 평균 7%대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는 캄보디아의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크메르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캄보디아 대표 갑부 속꽁(78)이 수도 프놈펜 도심에 있는 자신의 저택에서 세뱃돈과 쌀을 나눠주는 행사를 였었다. 캄보디아에서는 부자들이 음력 설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세뱃돈을 붉은 봉투에 담아 뿌리는 풍습이 있다.
속꽁은 1인당 세뱃돈 4만 리엘(약 1만4,000원)과 쌀 2㎏를 나눠줬는데,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 백 명이 저택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당시 몇몇 시민이 선물을 먼저 받기 위해 앞사람을 밀면서 남성 2명과 여성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출동해 행사를 중단시키고 군중을 해산시켰다. 프놈펜 경찰 관계자는 “사망자는 대부분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인”이라며 “당시 줄 세우기 등 질서 유지 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속꽁은 쿠옹 스렝 프놈펜 주지사와 함께 사망자 1인당 1,500만 리엘(약 533만원), 부상자 1인당 400만 리엘(약 142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는 석유·호텔·카지노 등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하는 캄보디아의 대표 재벌이다. 38년간 집권한 훈센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약 1, 2만 원 때문에 목숨을 잃은 비극적 사건이 캄보디아의 뿌리깊은 빈곤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킨 피아 캄보디아 왕립아카데미 산하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페이스북에 “수도 한가운데서 10달러와 쌀 몇 ㎏ 때문에 사람이 죽는데 경제 성장을 자랑하는 것은 국가적 수치”라며 “이런 폭주는 생각보다 놀랄 정도로 자주 일어난다. (가난을) 해결하려면 경제 성장과 개발이 공평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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