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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 또 대형 산불… 여의도 9배 잿더미, 3만 명에 대피령

입력
2025.01.23 19:26
수정
2025.01.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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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바람 샌타애나 타고 산불 확산
7일 발생했던 산불도 아직 완진 안 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서부 캐스테이크 호수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휴스 산불'이 22일 도로 주변을 태우고 있다. 캐스테이크=AP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서부 캐스테이크 호수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 '휴스 산불'이 22일 도로 주변을 태우고 있다. 캐스테이크=AP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에서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건조한 돌풍인 샌타애나를 타고 불길이 맹렬하게 번졌다. 이달 초 발생한 산불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LA 북서부 캐스테이크 호수 인근에서 오전 11시 산불이 발생해 3만1,000명에게 대피 명령이, 2만3,000명에게 대피 경고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휴스 산불'로 명명된 이번 화재로 이날 오후 11시 기준 41.18㎢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다. 여의도(4.5㎢)의 약 9배 규모다.

소방당국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산불을 끄고 있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서장은 "소방관 4,000명이 현장에 투입됐다"며 "야간에도 진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이 소방차 20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주방위군도 진화 작업에 항공기 8대를 투입했다. 진화율은 14%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악마의 바람 샌타애나가 산불을 키운 원인이 됐다. 샌타애나는 캘리포니아 인근 네바다주와 유타주에서 불어오는 건조하고 따뜻한 바람이다. 산악 지역에서는 풍속이 시속 104㎞에 이르고 습도는 2~10%에 불과해 화마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샌타애나가 23일 정점을 찍고 24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7일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도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95.10㎢를 태운 팰리세이즈 산불의 진화율은 70%, 6.65㎢를 집어삼킨 이튼 산불의 진화율은 95%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스 산불 발생 이전에 "LA 산불 현장을 직접 파악하겠다"며 24일 LA 방문을 예고했다.

연이은 산불에 LA 주민들은 걱정과 불안을 감추지 못했다. 캐스테이크 호수 근처에 사는 그렉 울프는 "평소에는 화재 경고에 대해 별 신경을 쓰지 않지만 이번엔 불안하다"며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은 캘리포니아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일이었다"고 NYT에 말했다. 매니 트루히요는 "대피를 해야 할지, 집을 지켜야 할지 고민된다"며 "만약 떠난다면 뭘 가져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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