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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 계엄 해제된 날 '계엄 언급 없이' 김용현과 국수 오찬?

입력
2025.01.23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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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尹 전화해 "국수나 한 그릇 하자"
金 이후 노트북·휴대폰 파기 이어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9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해제 당일 윤석열 대통령 부름을 받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오찬을 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12·3 불법계엄' 관련 얘기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오찬 이후 노트북 등 주요 자료 파기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달 김 전 장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24년 12월 4일 오전 11시 30분쯤 윤 대통령에게 '국수나 한 그릇 하자'는 전화를 받고 대통령 공관에서 식사했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낮 12시30분쯤부터 시작된 식사 자리에는 박종준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 수행비서 등 총 5명이 함께했다. 김 전 장관은 식사를 마치고 당일 오후 7시쯤 자신의 공관으로 귀가했다.

검찰은 이 자리에서 계엄 관련 얘기를 윤 대통령과 주고받았는지 물었지만, 김 전 장관은 "계엄 얘기는 하나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계엄 선포 후 해제까지 이미 수차례 통화했고 상황이 종료된 마당에 윤 대통령이 먼저 계엄을 거론하지 않아 얘기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러나 김 전 장관이 이후 측근에게 노트북과 휴대폰 등의 파기 지시를 내린 점을 감안해 재차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캐물었다.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자신의 비서 역할을 했던 대통령실 행정관 A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이) '직책이 바뀔 때마다 휴대폰을 바꿨으니 이번에도 휴대폰을 폐기해달라'고 지시해서 망치로 휴대폰과 노트북을 부순 뒤 버렸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이 A씨에게 건넨 휴대폰은 액정 화면에 실금이 여러 개 난 상태였다. 김 전 장관은 계엄 당일 휴대폰을 떨어뜨려 일부 파손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A씨는 파손된 노트북과 휴대폰 등을 국방장관 공관 쓰레기통에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장관은 노트북 등 핵심 증거가 파기된 후인 8일 새벽 검찰에 자진 출석했고 조사 도중 긴급체포됐다.

지난해 12월 27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전 장관은 23일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을 받을 예정이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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