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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의대생 보호하라" 출석부 사라진 서울대 의대···다른 대학들은 개강 일정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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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가 강의실 수시로 옮기기, 출석부 미운영 등으로 신학기에 복귀한 본과 3·4학년생 보호에 나섰다. 의사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명 '블랙리스트'로 명단을 공개하는 집단린치가 가해진 데 대한 보호조치의 일환이다. 다른 대학 의대생들도 상당수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대한 개강 일정을 미뤄 복귀 분위기 확산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개강한 서울대 의대 본과 3·4학년 수업에 3학년 40명, 4학년 30명 등 약 70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서울대 전체 학년 정원은 135명이지만 유급과 군 위탁 등으로 인해 실제 학년별 정원은 145명임을 감안하면, 30%가량이 출석한 셈이다.
서울대 의대생들의 복귀 소식이 알려지자, 의사와 의대생이 사용하는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학년과 실명이 있는 '서울 의대 복귀자 명단'이 올라왔다. "소수로 고립시켜놔야 한다" "잘라내야 한다" "쓰레기" 친일파" 등 원색적인 비난도 이어졌다. 신상털이까지 이어지자 일부 학생들은 교수에게 위협을 느낀다며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게시글은 논란이 확산하자 21일 오후 삭제됐다. 교육부는 이날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대는 강의실을 수시로 옮기는 등 학생 보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수업 교실을 수강하는 학생들만 알 수 있도록 하거나, 이마저도 오전과 오후 수업 공간을 달리하고 있다"면서 "출석부도 기존에는 출석부를 돌려 스스로 체크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과제 제출로 출석부를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의대 학장단은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공개적으로 비난, 모욕하는 행위와 수업 참여를 방해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면서 "학칙과 법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강희경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블랙리스트 유출로) 학생들이 심리적인 타격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사이버 불링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게 개탄스럽다. 학생 보호를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의대들은 1, 2월 개강해왔던 3, 4학년 수업을 3월에 개강하기로 하는 등 최대한 뒤로 미루고 있는 분위기다. △연세대는 3학년 2월 말, 4학년 3월 △고려대는 학년 구분 없이 3월 4일 △가톨릭대 3월 등이다. 중앙대는 아예 개강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한 대학 의대 학사일정 관계자는 "(미등록 사태를 대비해) 최대한 시간을 벌기 위해 개강 일정을 뒤로 잡은 것"이라면서 향후 개강에 따른 블랙리스트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준비한 바는 없지만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의사 국시 합격자는 269명으로 지난해 국시 합격자(3,045명)의 8.8%로 급감했다. 합격률도 작년 94.2%에서 올해 70.4%로 떨어졌다. 국시원은 매년 수석 합격자를 발표해왔지만, 이번에는 블랙리스트 사태 등을 우려해 수석 합격자 명단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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