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트럼프 취임 직후 화상 회담… 중러 우호 과시

푸틴 "러중관계 세계 상황에 좌우 안 돼"
시진핑 "러시아와 함께 불확실성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막을 올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악수로 맞이하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튿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상 회담을 통해 우호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국제 환경이 변하더라도 중국과 러시아 간 정치적·경제적 협력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러시아 타스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오늘 화상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인근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각각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양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의식한 듯 상호 협력과 파트너십을 부각했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로 칭하며 회의를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우정, 상호 신뢰와 지원, 평등과 상호 이익을 바탕으로 한다"며 "이러한 관계는 자급자족적이고 국내 정치 요인과 세계 상황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화답했다. 그는 "(중러) 양국 간 실질적 협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상호 무역은 꾸준한 성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외부의 불확실성에 저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을 연결하는 가스관 사업이 예정보다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푸틴 대통령은 "80년 전 양국은 피와 생명으로 침략자에 맞서 국가 주권과 민족 존엄을 수호했다"며 제2차 세계대전 성과를 언급했다. 시 주석 역시 "중국과 러시아는 2차 대전의 승리 성과를 공동 수호해야 한다"고 호응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