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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영상 내려주세요" 서부지법 난입 촬영 유튜버에 호소한 '이 남성'

입력
2025.01.21 11:00
수정
2025.01.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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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성연대 "영상, 경찰 채증자료로 사용돼"
"경찰 폭력 대응이 시위자 극도로 자극한 것"
배인규 대표, 민주당 고발 극우 유튜버에 포함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가 1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신남성연대 유튜브 캡처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가 1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신남성연대 유튜브 캡처

반(反)페미니즘을 표방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유튜브 채널 '신남성연대' 운영자가 서울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 당시 현장을 촬영한 유튜버들에게 해당 영상을 지워달라고 호소했다. 시위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증거를 없애달라고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는 지난 19일 '[긴급] 서부지법 유튜버들은 시민들 얼굴이 촬영된 영상을 내려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했다. 배 대표는 "유튜버들, 그(법원) 안에 들어가서 채증한다고 했던 거 조회수고 뭐고 다 내리시라. 시민들 다 잡혀간다"고 말했다. 서부지법 폭력 행위에 가담한 시위자들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경찰의 채증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고 이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초유의 법원 난입 폭력 사태가 벌어진 책임을 경찰에게 떠넘겼다. 배 대표는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 공지를 올리고 "서부지역에서 발생한 시위와 관련해 경찰의 대응은 도를 넘은 폭력성과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시위자들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경찰의 폭력적인 제압, 카메라를 발로 차는 행위 등은 단순히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였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18∼19일 서부지법과 헌법재판소에서 체포된 90명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46명(51%)이 20∼30대였다. 19일 하루 동안 서부지법에 난입해 체포된 46명 중에선 26명이 30대 이하다. 경찰이 성별을 밝히진 않았지만, 공개된 영상에서 포착된 대다수가 남성이며 이들을 집결시킨 게 신남성연대 등 2030 보수 지지층 남성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인규 대표, 내란 선전 혐의로 고발당해

배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내란선전죄' 등으로 고발당한 유튜버 10명 중 한 명이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과 10일 극우 유튜버들을 내란 선전·선동 등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했다. 당시 민주당 내란극복·국정안정 특별위원회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펼치며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는 세력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라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히려 고발당한 유튜버들을 위로한다며 이들에게 설 명절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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