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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에 탄식과 눈물 교차... 공수처 앞까지 번진 집회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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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앞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 소식에 드러눕거나 울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한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향해 "불법 수사" "불법 체포"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크게 다친 부상자는 없었지만 윤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집회 현장에 거친 욕설과 고성, 몸싸움 등이 난무했다. 윤 대통령이 압송된 공수처 청사로도 체포와 탄핵 반대를 외치는 집회는 이어졌다.
전날 공수처와 경찰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예고되면서 이날 한남동 관저 앞은 이른 새벽부터 윤 대통령을 엄호하겠다는 지지 인파로 북적였다. 관저 앞 한남초에서 북한남사거리로 향하는 길목에는 강성 보수 단체 회원 6,500명(경찰 추산)이 운집했다. 경비는 어느 때보다 삼엄해졌다. 경찰은 질서 유지를 위해 기동대 인원 3,200여 명과 버스 160여 대를 배치했다. 경찰은 관저 정문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이동시키면서 윤 대통령 체포를 위한 진입로를 확보했다.
오전 7시 30분쯤 경찰 등이 관저 앞 정문인 1차 저지선을 통과하자 강성 보수 진영은 크게 술렁였다. 윤 대통령이 체포될 거란 위기감에 한 중년 여성이 경찰 질서유지선(바리케이드)을 흔들며 경찰을 향해 "공산당 다 됐다"며 거친 욕설을 내뱉었고, 주변에서 동조하며 큰 소란이 일었다. 이들과 경찰 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경찰하고는 싸우지 않는다. 폭력은 절대 안 된다"며 과격 행위를 하는 이들을 끌어내려는 시민들까지 뒤엉키면서 극심한 혼란을 빚었다.
경찰의 일사불란한 집행에 윤 대통령이 결국 체포되자 집회 현장에선 탄식이 새어나왔다. 지지자들은 땅에 털썩 주저앉아 오열하면서 "감히 대통령을 잡아가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박종환(60)씨는 "담화 발표 전까진 체포를 믿을 수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 말처럼) 불법이 대한민국을 다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성 보수 진영 집회지 아래쪽 300m 거리(한남오거리 방면)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던 이들(경찰 추산 250명) 사이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거나 경찰을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연신했다. 중학생 최서우(15)군은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온 국민이 지난 연말부터 고통을 받았는데, 드디어 체포됐다"며 미소 지었다.
양쪽 진영 간 실랑이도 벌어졌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포 소식에 기뻐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당신들이 나라를 팔아먹었다"면서 삿대질했다. 이에 진보 진영 인사들이 "대통령을 찾아서 같이 물러나라"고 맞받아치면서 고성과 야유를 주고받다가 급기야 몸싸움도 벌였다.
한남동 관저 일대를 가득 메웠던 인파는 윤 대통령이 호송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로 대거 재집결했다. 지지자들은 오전 11시 30분쯤부터 청사 정문 건너편 시민광장에 운집해 "불법 체포" "대통령 석방" 구호를 연신 외쳤다. 한남동 집회에서 만난 최준경(71)씨는 "오늘은 대통령이 (관저) 문을 열어준 것이다"며 "우린 결코 진 게 아니니 끝까지 싸우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청사 앞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있던 이모(59)씨는 "체포 소식을 듣고 온 가족이 출동했다"면서 "대통령이 무얼 잘못했다고 이렇게 잡아가냐"며 비통해했다.
윤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바라는 시민들도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날부터 한남동 집회에 참여했다는 안모(70)씨는 "이제 (윤 대통령 조사가) 진짜 시작됐다"면서 "동조한 세력들이 모두 합당한 처벌을 받을 때까지 집회에 참가할 것"이라 했다. 이날 윤 대통령 지지 단체 6곳과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 1곳이 공수처 인근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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