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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잡히지 않는 LA 산불…국내 보험사도 '긴장'

입력
2025.01.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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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보, 코리안리 현지서 보험 영업
각각 최대 600억, 278억 손실 추산
화재 확산 시 피해 규모 더 커질 수도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맨더빌 캐니언에서 소방관들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전역을 휩쓸고 있는 팰리세이즈 산불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맨더빌 캐니언에서 소방관들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전역을 휩쓸고 있는 팰리세이즈 산불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의 대형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는 국내 보험사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직은 국내 보험사가 인수한 주택의 피해가 크진 않지만, 화재가 도심으로 퍼질 때 보상 규모가 대폭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보험 사업을 하는 국내 보험사는 DB손해보험, 현대해상, 삼성화재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다. 이 중 현대해상과 삼성화재는 지점 사무실이 미국 북동부인 뉴저지에 있어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가 미미한 것으로 확인된다.

반면 DB손보는 화재 사고가 발생한 캘리포니아주에 지점이 있어 현재 사고 피해 규모를 산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리안리 역시 미 전역에서 재보험 영업을 벌인 만큼 피해 사정권에 있다. 산불과 같은 자연재해의 경우 일정 손해액까지는 원 보험사가 부담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실에 대해선 재보험사가 보장한다.

현재까지 화재 피해 집중 지역이 DB손보가 주로 영업을 하는 지역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B손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집계는 힘들지만, 화재가 난 지역이 산 쪽으로 파악된다"며 "주로 LA 중심지에서 인수한 건이 많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가 화재가 번진 LA 7개 지역 중 인수한 계약 건은 팰리세이드 지역 3건, 이튼 지역 34건이다. DB손보는 현시점 예상 피해 규모가 최대 6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2023년 섬 전체가 타는 사고를 겪은 하와이 화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DB손보 측은 전했다. DB손보 관계자는 "하와이에는 목재 건물이 많아 손실이 컸다"며 "LA에선 목재 건물에 대한 보험 인수를 까다롭게 진행했으며, 보상 규모가 큰 고가주택 인수도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DB손보는 2023년 하반기 하와이와 괌 두 지역에서 자연재해에 따른 보험금 및 복원보험료로 1,800억 원 수준의 손실을 인식한 바 있다.

코리안리 역시 피해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캘리포니아 지역의 경우 산불과 지진 등 위험이 워낙 큰 지역이라 보수적으로 영업을 해왔다"며 추정 손실액을 1,000만~1,900만 달러(약 146억~278억 원) 수준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화재 피해 지역이 확산하는 것이 문제다. 미 기상청(NWS)은 강풍과 함께 극도로 건조한 상태가 결합해 새로운 화재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 일부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런 우려에 전날 DB손보의 주가는 8.12% 하락했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실적과 관련해 해당 산불로 인한 손실, 재보험 거래 등에 따라 일부 영향이 발생하겠지만 회사의 장기보험 중심 양호한 지표를 감안했을 때 전일 낙폭은 다소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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