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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 모델까지, 태국서 잇따르는 중국인 실종 사건… "여행 불안" 목소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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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최근 중국인 실종 사건이 잇따르면서 태국 여행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인 배우가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가 미얀마에서 삭발 상태로 구출된 데 이어, 20대 남성 모델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결국 자국민들에게 ‘여행 주의보’를 발령했다.
12일 태국 방콕포스트와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영화 ‘엽문 3’ 등에 출연했던 배우 왕싱(31)이 전날 방콕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 공항에 도착했다. 태국에서 나흘간 실종되는 등 봉변을 당했지만, 일단 무사히 귀국하는 데엔 성공한 것이다.
왕싱의 ‘태국 일정’은 악몽이었다. 드라마 캐스팅 제의를 받고 이달 3일 방콕에 간 왕싱은 같은 날 제작진으로 가장한 인물과 함께 태국과 국경을 접한 미얀마 남동부 미야와디 부근으로 이동한 뒤 연락이 끊겼다. 실종 사실은 5일 여자친구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구조 요청을 하면서 알려졌다.
왕싱이 발견된 건 나흘 후인 7일 미얀마 땅에서였다. 출국 때와 달리 삭발한 채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왕싱은 미얀마에 있는 중국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고 진술했고, 태국 경찰도 그가 인신매매 피해자라고 밝혔다. 미얀마 미야와디는 고소득 취업을 미끼로 외국인을 유인해 감금한 뒤 온라인 사기 등을 일삼는 범죄 조직의 근거지로 유명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인 모델 양쩌치(25) 실종 사실도 뒤늦게 공개됐다. 그의 가족이 SNS에 “양쩌치가 지난달 20일 방콕에 도착했는데, 태국·미얀마 국경에서 연락이 두절됐다. 왕싱 실종 사건과 경위가 상당히 비슷하다”고 주장하며 태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또 21세 일반인 여성도 이달 초 태국 여행을 갔다가 소식이 끊기는 등 지난해 말부터 170여 명이 태국·미얀마 일대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태국 여행 포비아(공포증)’가 커지고 있다. 방콕포스트는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수에는 태국 여행 취소 방법을 묻는 게시물이 9일 하루에만 38만 개나 올라왔다”고 전했다.
주태국 중국대사관은 11일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에게 ‘사기 주의령’을 내렸다. 대사관은 “고임금 일자리와 항공권·숙식 제공 등의 거짓 약속을 쉽게 믿지 말라”며 “태국 무비자 입국 시 불법 노동 등 규정에 반하는 활동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국제인권단체 ‘인신매매 피해자 지원을 위한 시민사회연대’는 미얀마 내 범죄 조직에 중국인 약 3,900명을 비롯해 21개국 출신 6,000여 명이 잡혀 있다고 11일 밝혔다. 피해자들은 심각한 정신적·신체적 학대를 당하고 있으며, 가족들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받는다고 단체는 덧붙였다.
안전 불확실성에 따른 후폭풍도 거세다. 중국의 ‘국민 배우’로 꼽히는 자오번산은 다음 달 22일로 예정된 태국 공연을 연기했고, 홍콩 가수 천이쉰도 같은 달 방콕 콘서트를 취소했다. 태국 여행사협회는 안전 문제로 음력 설 연휴 기간 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 대비 10~2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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